시프트업, 밸류에이션 핵심 변수 세 가지

입력 : 2023.07.05 17:46:22
제목 : 시프트업, 밸류에이션 핵심 변수 세 가지
텐센트에 의존적인 사업모델, 수익배분 비율은? 콘솔게임 차기작 '스텔라 블레이드'에 실적 안정감 달려 온기실적 나와야 기업가치에 설득력 실릴 수 있어

[톱데일리] 국내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이 최근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채비에 들어갔다. 텐센트와의 수익배분 비율, 후속작 흥행 여부, 기업가치 평가방법 등이 시프트업 기업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과 상장 방법, 기업가치 등을 논의하고 있다. 시프트업의 목표 시가총액은 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진다. 시프트업이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투자를 받은 '유니콘 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시프트업은 소프트맥스, 엔씨소프트 등을 거친 원화가 출신의 김형태 대표가 지난 2013년 설립한 게임 개발사다. 매력적인 원화, 서브컬쳐 팬들을 겨냥한 마니악한 게임성 등이 시프트업의 특징으로 꼽힌다. 지난 2016년 출시한 모바일 수집형 '데스티니 차일드'가 국내와 일본에서 모바일 매출 순위 최상위권에 오르며 시프트업은 유력 개발사로 부상했다.

시프트업은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영업손실을 냈다. 데스티니 차일드 서비스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수익이 하향 안정화됐지만 신작을 출시하지 못해 시프트업 수익성이 악화됐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미소녀 수집형 총싸움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로 다시금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니케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니케의 월 매출이 1000억원을 웃돈 셈이다.

◆텐센트에 달린 시프트업 기업가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시프트업의 매출(영업수익)은 65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데스티니 차일드와 니케의 합산 매출이다. 니케로만 2000억원을 벌었을 것이라고 예측했던 센서타워의 추정치와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영업현금흐름과 매출의 괴리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시프트업의 지난해 20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현금성자산 규모는 전년 164억원에서 지난해 124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영업현금흐름에서 225억원의 가량의 적자가 발생한 탓이다.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 간 괴리가 발생하는 이유는 지난해 시프트업이 516억원 상당의 매출채권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발생 매출 대부분이 현금으로 회수되지 않고 채권으로 남아 있다.

시프트업은 니케를 텐센트 산하 레벨 인피니트를 통해 전 세계 유통하고 있다. 레벨 인피니티는 지난 2021년 텐센트가 출범한 퍼블리싱(유통) 전담 조직이다. 니케에서 발생한 수익을 레벨 인피니티가 우선 매출로 인식한 뒤, 개발사 시프트업에 나눠주는 사업구조를 짠 탓에 대규모 매출채권이 발생한 것이다. 시프트업 매출 대부분이 니케에서 발생하는 만큼 텐센트 의존도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니케 매출을 텐센트와 나누는 수익배분비율(R/S)을 시프트업 기업가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볼 수 있다. 통상 한국 게임 업계의 경우 유통사와 개발사가 6대 4의 비율로 수익을 나눈다. 지난해 니케가 2000억원을 벌었다면 시프트업은 800억원을 수령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유통사가 수행하는 업무 범위, 개발사의 지적재산권(IP) 역량 등에 따라 비율은 변동될 수 있다.

◆'반신반의' 스텔라 블레이드, 안정성 담보할 수 있을까

게임 회사의 실적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최소 두 개 이상의 흥행작이 서비스 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단일 흥행 게임, 이른바 '원 히트 원더'로 상장했던 게임사 실적이 상장 이후 우하향했던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시프트업은 지금까지 데스티니 차일드, 니케 두 게임을 흥행시켰다. 하지만 데스티니 차일드는 이미 서비스 약 7년이 지나 유의미한 수익원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시프트업의 수익원 현재 니케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시프트업의 차기작은 콘솔액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다. 시프트업은 소니와 스텔라 블라이드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이 게임을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성공 여부는 가늠하기 어렵다. 시프트업의 흥행작은 모두 모바일 게임이었다. 한국에서 개발한 게임이 콘솔 플랫폼에서 흥행했던 경우도 찾기 어렵다. 더군다나 콘솔게임은 이용자 당 소비액이 고정된 '풀프라이스' 형태로 판매된다. 확률아이템을 판매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과 비교하면 '고점'이 낮다는 평이 우세하다.

스텔라 블레이드가 흥행한다면 시프트업은 모바일 게임뿐만 아니라 콘솔 게임 개발력을 갖춘 명실상부 글로벌 게임 개발사로 거듭날 수 있다. 하지만 스텔 라 블레이드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다면, 니케라는 단일 수익원을 기반으로 상장을 시도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불완전한 지난해 실적, 상장 시기는 내년 유력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상장 시 미래 추정 실적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거나, 수익성보다 매출을 중시하는 주가매출비율(PSR)을 기업가치평가방법으로 선택하곤 한다. 하지만 시프트업이 이러한 방법을 들고나오기엔 녹록지 않은 상황으로 관측된다. 시프트업은 이미 업력이 10년 이상 지난 회사인데다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흑자 기조로 돌아섰다.

흑자 기업의 경우 주가수익비율(PER)이 가장 보수적인 비교기업가치평가 방법으로 꼽힌다. 그간 국내 게임사 상장사례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평가방법도 PER였다. 다른 상장기업과 순이익을 비교해 배수를 도출해 내는 방식이다.

다만 지난해 시프트업 실적은 기업가치의 준거로 삼기에는 불완전한 요소가 적지 않다. 우선 니케가 출시된 지난해 11월 전후로 시프트업 실적에 상당한 변동이 생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재무제표를 시프트업의 온전한 연간 성적표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아울러 지난해 시프트업은 수백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냈음에도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과거 수년간 적자를 내면서 유보됐던 손금이 지난해 반영되면서 법인세를 탕감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법인세를 내게 되면 시프트업 순이익은 기존 대비 감소하게 된다.

결국 니케 성적이 온기 반영된 보고서가 나와야 시프트업의 기업가치를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다. 시프트업과 텐센트와의 니케 수익 배분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매출채권 회전율은 양호한지에 대한 평가도 온기 실적 기반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시프트업이 올해 하반기가 아닌 내년 상반기 상장을 시도한다는 데 무게가 쏠리고 있는 배경이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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