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단] [영원무역] ⑦ 내부거래로 곳간 불리는 '옥상옥' YMSA
입력 : 2023.07.14 14:19:38
제목 : [유통진단] [영원무역] ⑦ 내부거래로 곳간 불리는 '옥상옥' YMSA
지배구조 정점 내부거래 활발…성래은 지분 늘리고 배당 확대할까[톱데일리] 영원무역그룹의 최상위에 위치한 '와이엠에스에이(YMSA)'는 향후 경영승계의 핵심 역할을 할 기업으로 꼽힌다. 불완전한 지배구조 속에서도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 위 '옥상옥' 지위를 활용, 내부거래 등 방식으로 자금을 축적해 오너일가의 승계 재원으로 쓸 것이란 관측이다.
◆ 지주사 위 실질 지주사, 꼭대기서 그룹 지배
YMSA는 사실상 영원무역그룹을 지배하는 회사다.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가 노스페이스 판매사 영원아웃도어와 파타고니아, 룰루레몬 등의 위탁생산사 영원무역을 자회사로 두고 있고, YMSA는 이런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분 29.0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그룹 지배구조 꼭대기에 자리하고 있는 구조다.
YMSA는 최근 지분율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과거 공시를 살펴보면 성기학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45.6%를 보유한 일종의 가족회사 형태임을 알 수 있다. 쉽게 말해 영원무역그룹은 '성기학 회장 일가→YMSA→영원무역홀딩스→영원무역·영원아웃도어' 형태의 지배구조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그 영원무역그룹은 2009년 영원무역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영원무역홀딩스를 세우고 지주사 역할을 맡겨왔으나, 2011년 가족회사인 YMSA를 상위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지금의 옥상옥 구조를 갖췄다. YMSA는 원래 섬유제품 소재 및 원단 수출입을 주업으로 하는 회사로 1984년 '영원즈어패럴'란 이름으로 설립됐다.
현재 YMSA는 정식 지배구조에선 자취를 감췄다. 2017년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이 자산규모 5000억원으로 상향되자, 성기학 회장이 자진 신고를 통해 YMSA를 법적 지주사에서 제외토록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YMSA의 별도기준 총자산은 2453억원이다. 비상장사다 보니 공시 의무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라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평가다.
현재 성기학 회장의 둘째 성래은 부회장은 지주사뿐 아니라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YMSA의 대표이사 까지 겸하면서 경영승계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앞서 첫째인 성시은 영원무역 이사가 2011년 YMSA 사내이사를 맡았지만 이후 그룹 사회공헌활동 업무를 전담하고, 그 사이 동생 성래은 부회장이 자리를 꿰찼다.

◆ 지분 존재감 없는 성래은, '옥상옥' 지분 확보하나
성래은 부회장은 지난해 말 승진 이후 언니 성시은 이사나 동생 성가은 부사장보다 유력한 후계자로 올라섰지만, 성기학 회장 중심의 영원무역그룹 지배구조 체제에선 아직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성래은 부회장이 그룹 내 지분을 가진 곳은 영원무역홀딩스(0.03%), 영원무역(0.02%) 등이 전부다.
부친인 성기학 회장이 보유한 영원무역홀딩스 주식(228만6445주, 16.77%) 시가만 1800억원 상당으로, 이를 물려 받는 것도 성래은 부회장에겐 부담 요소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30억원을 초과하는 대주주 경영권 주식에 대해선 50%까지 세율이 적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세금만 900억원 가량 빠져나가게 된다.
지주사 승계 재원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성래은 부회장에게 YMSA에 들어 있는 부친 등 지분(4만5590주, 45.6%)을 싼값에 확보하고 배당을 늘려나가는 방법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 YMSA는 지난 2016년 5억원의 배당금을 집행한 뒤 이듬해인 2017년 한번에 16배나 규모를 늘린 80억원 상당의 배당을 집행한 적이 있다.
다만 현재로선 YMSA의 배당은 시기상조로 판단된다. YMSA가 지주사 지위를 포기한 2017년 37억원의 순손실을 내고, 여기에 83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조달하면서까지 무리한 배당 잔치를 벌여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회사 안팎에서 질타를 받은 이후 YMSA는 흑자전환한 후로도 배당 지급을 중단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YMSA는 자회사 영원무역홀딩스로부터는 꾸준히 배당금이 들어오지만 성기학 회장 등 일가에게는 배당금이 전달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YMSA가 영원무역홀딩스 등으로부터 취득한 배당금 수익만 지난해 79억원을 포함해 최근 7년간 300억원에 육박한다.
지배구조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는 한, 이익이 나고 YMSA의 곳간이 채워지더라도 배당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형편이란 얘기다. YMSA는 2018년부터 흑자로 전환해 이익이 쌓여가고 있다. 20억원 수준이던 순이익도 2021년 40억원으로 뛰고 지난해엔 89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별도기준 이익잉여금은 2287억원에 달다.
◆ 내부거래 비중 95%…향후 오너일가 지분 변화 주목
YMSA가 이익을 확대하는 과정에선 일감몰아주기 등 내부거래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별도기준 총매출 708억원의 95.1%인 674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나온 실적으로 확인된다. 앞서 YMSA가 지주사 지위를 포기한 배경에도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걸림돌이었던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기준 YMSA의 배당금 수익을 제외한 594억원 상당의 매출 모두 그룹사에서 나왔다. 방글라데시, 미국,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YMSA 제조 자회사, 영원아웃도어뿐 아니라 방글라데시에 있는 공장과 자회사 11곳, 베트남에 있는 2개 지사 등 영원무역 자회사 등이 거래 대상이다.
지난 2014년에만 해도 별도기준 매출 200억원대 규모의 회사가 8년 만에 700억원대 매출을 내며 3배 이상 몸집이 커질 수 있었던 배경도 모두 옥상옥 지위를 활용한 내부거래에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YMSA는 지난 2021년에도 내부거래 비중 95.8%, 2020년엔 92.9% 등 내부간 거래가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결국 YMSA에 들어가는 돈을 떠받치는 것은 모두 덩치가 수 십 배 더 큰 영원무역과 영원아웃도어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기준 영원무역의 총자산은 5조852억원, 영원아웃도어는 6967억원이다. 영원무역은 YMSA(2453억원)보다 20배, 영원아웃도어는 3배 가량 자산 규모가 크다.
앞으로 YMSA의 숙제는 지배구조 리스크를 해소하고 내부거래 중심의 수익성을 벗어나는 것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성기학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이 성래은 부회장에게 넘기는 시점에 YMSA가 본격적으로 배당을 확대하거나, 영원무역홀딩스와 합병하는 등 승계 방안을 꺼낼 지 여부는 이 회사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현재 영원무역그룹 차원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공식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원무역그룹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 계획은 없다. 배당은 매년 YMSA 이사회 검토를 통해 결정되는 사안으로 향후 배당 계획은 차기 이사회에서 논의된다"며 "(내부거래 관련) 거래처에 제한을 두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4.18 15:30
영원무역홀딩스 | 91,200 | 800 | +0.88% |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농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에 충북 2곳 신규 선정
-
2
미중무역전쟁 속 우군확보 행보?…中서열 6위, 삼성공장 방문
-
3
김문수 "신입사원 공채 시 법인세 감면 등 인센티브 제공"
-
4
부산 기장군, 지방세 체납 사업자 140여명 형사고발 예고
-
5
[연합뉴스 이 시각 헤드라인] - 10:30
-
6
성남시, 청계산 등서 '숲속 힐링' 산림복지 프로그램 운영
-
7
춘천시,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대폭 확대한다
-
8
[게임위드인] 대선 D-45, 게이머 유권자가 주목하는 게임 정책은
-
9
부산시 예산투입 R&D 사업 신속 진단 제도 도입
-
10
로이터 "테슬라 저가 모델 출시 최소 3개월 지연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