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 [캠시스] ① 공평학원 오너가의 변신...두 번의 손바뀜으로 이룩한 왕조

입력 : 2023.08.22 15:00:53
제목 : [지배구조 분석] [캠시스] ① 공평학원 오너가의 변신...두 번의 손바뀜으로 이룩한 왕조
학원원장에서 상장기업 지배주주로…상장사 자금 활용한 경영권 확보

국내 학원업계를 주름잡았던 공평학원 오너일가는 국내 굴지의 상장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사업가로 탈바꿈했습니다. 학원 사업과 전혀 관계가 없는 제조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너일가의 변신이 눈에 띄이는데요. 지난 10여년간 카메라 렌즈에서 시작해 전기 자동차까지 만드는 제조회사로 성장시키며 경영능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몸집부터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습니다. <톱데일리>는 공평학원 오너일가가 어떻게 상장회사를 인수해 사업성과를 내고 있는 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현재의 경영현황과 해결해야 할 과제도 짚어보겠습니다.


[톱데일리] 공평학원 오너일가가 상장회사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시기는 대략 2008년경부터입니다. 학원 창립자인 고(故) 권영천 원장이 한창 활동할 시기였지만 경영 승계를 위해 사업재편이 필요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학원사업과 부동산 투자 등으로 현금은 비교적 넉넉한 편이었기에 변화를 꾀할 여건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보유현금을 모두 투자할 수는 없었겠죠. 위험 부담이 큰 데다 상속세 등의 세금 이슈도 최소한의 부담으로 해결해야 했으니까요. 돌다리를 두드리듯 조심스럽게 움직였습니다.

2008년 3월 경 당시 리젠(현재 에스유홀딩스)에 고 권영천 공평학원 원장의 아들인 권현진 캠시스 회장
(사진)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직접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 것은 아니었지만 등기임원에 올랐습니다. 리젠은 직후 사명을 에이모션으로 변경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권현진 회장은 새로운 인수자 측의 단순 조력자인줄 알았습니다. 엄연히 경영권 양수도계약 주체는 라이브플렉스와 고현석 대표였으니까요. 재무적투자자(FI) 정도로 판단할 여지가 컸습니다.

하지만 약 6개월여가 지난 2008년 10월경부터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권현진 회장이 장내에서 당시 에이모션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라이브플렉스와 고현석 대표의 특수관계인 신분이었습니다. 매입한 지분은 1.11%(43만 6362주), 금액기준 1억5654만원에 불과했지만 의미는 남달랐습니다. 상장사에 공평학원 오너일가 이름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으니까요.

결국 이듬해인 2009년 2월 24일 에이모션의 새로운 주요 주주로 등장했습니다. 고 권영천 원장이 대주주로 있던 서운상사가 주체였습니다. 당시 100억원을 주고 라이브플렉스와 김호선씨가 갖고 있는 주식 275만4999주(주당 3630원)를 매입해 고현석씨와 공동으로 경영에 참여키로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고 권영천 원장이 직접 장내에서 지분 7400만원어치를 매수했습니다. 비록 3개월도 지나지 않아 처분해 약 2억원 정도의 매각차익을 올렸지만 말이죠.

서운상가가 지분을 매입하자 대표이사도 자연스럽게 고현석에서 권현진 회장으로 변경했습니다. 자전거 제조사업을 추가하며 디엠을 계열사로 추가하기도 했죠. 이 시기 주가가 급등해 조회공시를 요구받기도 했는데 공교롭게 그 달 말 고 권영천 원장이 장내에서 지분을 매각했습니다. 서운상가도 함께 지분을 장내에서 모두 처분했는데요. 고 권 원장과 달리 50억원 가까이 손실을 봐야 했습니다.

지분을 매각했기 때문인지 2009년 8월 다시 대표이사가 권현진 회장에서 고현석씨로 다시 변경됐습니다. 그래도 권현진 회장과 에이모션의 인연 은 계속 이어졌는데요. 에이모션 유상증자에 6억원 가량을 투자해 주식수를 132만2843주로 늘렸습니다. 이후 2012년에는 신주인수권 25억원어치를 매입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고현석 대표는 고 권영천 원장과 오랫동안 인연을 맺고 있었습니다. 권 원장이 당시 소유하고 있었던 부동산임대회사 애스크의 등기이사이기도 했습니다.

2010년 에이모션은 현재의 캠시스 인수를 결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표면적으로는 에이모션 경영에서 빠져있었지만 실질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고 권영천 원장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에이모션은 삼성전자의 1차 벤더인 쿠스코엘비이(현재 캠시스)를 400억원(지분 24.34%)에 인수했는데 20여일만에 이중 100억원 어치 지분을 고 권영천 원장에게 매각했습니다.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한다는 명목이었습니다. 에이모션이 최종 확보한 지분은 18.26%이며 고 권 원장이 매입한 지분은 5.44%였습니다. 주당 인수가격은 4821원.

에이모션이 캠시스 대주주였지만 경영권은 공평학원 오너일가가 행사했습니다. 권영천 원장과 권현진 회장이 동시에 등기임원으로 참여하는가 하면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지인들도 이사회 멤버로 끌어들였습니다.

캠시스는 주주총회가 끝나고 한 달이 지나자 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운영자금으로 쓰기 위해서인데요. 인수자는 고 권영천 원장과 권 원 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애스크입니다.

공교롭게도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인수단가는 주당 1715원에 결정됐습니다. 고 권 원장은 50억원을 투자해 291만 5452주(7.63%)를, 애스크는 20억원을 납입해 116만 6180주(3.06%)를 취득했습니다. 에이모션이 캠시스 경영권과 지분을 매입한 가격보다 64% 낮은 가격에 추가 지분을 확보한 것인데요. 에이모션은 경영권과 지분 18.26%를 300억원에 매입했지만 고 권영천 원장 일가는 비슷한 규모의 주식을 170억원에 매입해 경영권까지 행사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이후 캠시스는 역으로 에이모션 주식을 장내매수하며 공평학원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줬습니다. 2012년 5월부터 8월까지 수십차례나 주식을 매수했다가 그 해 12월말 시간외매매로 처분해 약 2억원 가량의 차익을 남겼습니다.

고 권영천 원장과 권현진 현 캠시스 회장은 2015년 9월까지 에이모션을 경영하다 보유지분 전량을 140억원에 매각했습니다. 지난 2008년부터 지분 매입에 투자한 금액이 약 9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50억원의 매도차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금전적 이익보다는 삼성전자 1차벤더인 캠시스를 손에 쥘 수 있는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었다는 의미가 컸습니다.

반면 에이모션은 캠시스 투자로 오히려 손해를 봐야 했습니다. 에이모션은 2015년 10월 보유하고 있던 캠시스 주식 절반 가량을 권 현진 회장에게 처분했는데요. 거래 가격(주당 2100원)이 최초 매입 단가(주당 4821원)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에이모션은 남아 있는 지분을 2017년 5월까지 장내에서 모두 매각했지만 이 역시 수익은 신통치 않았습니다. 전체 회수금액은 총 170억원 가량으로 최초 매입금액인 303억원(신주인수권 포함)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톱데일리
김동희 기자 rha11@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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