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기아, 경영 불확실성에도 눈높이 상향
입력 : 2023.01.27 16:24:37
제목 : '최대 실적' 기아, 경영 불확실성에도 눈높이 상향
매출 86조원·영업이익 7조원 돌파…내외형 동반 역대 최고치 경신
환율 변동성·경쟁 심화 속 인센티브 전략 주목…답 없는 중국 시장 "현상 유지만 해도 선방"[톱데일리]

기아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86조원, 영업이익은 7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아는 올해 실적을 상향해 설정했지만 기존에 실적을 지탱했던 주요 요인들의 변동성이 커져 이전처럼 무난한 목표 달성을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장기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도 부담이다. 기아는 판매 물량과 판매 채널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당분간 현상 유지만 해도 선방이라는 입장이다.
기아는 27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2년 영업이익은 7조2331억원(이하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전년 대비 42.8%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86조5590억원으로 23.9% 증가했고, 순이익은 5조4090억원으로 13.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외형과 내실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전망치를 상회했다. 앞서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기아의 지난해 매출을 86조7710억원, 영업이익은 6조8300억원으로 전망했다.

레저용차량(RV) 등 고가 차량을 중심으로 한 믹스 개선과 판매 증가 및 가격 상승, 인센티브 절감과 우호적인 환율 효과 등이 실적 향상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아는 수익성 중심 전략을 위해 제품 믹스 개선과 이른바 '제값받기' 정책을 줄곧 시행하고 있다.
기아의 지난해 연간 판매는 290만1849대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다만 반도체 공급 문제로 인해 물량 손실이 발생했다. 주우정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해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물량 손실이 컸다"라며 "330만대 생산 계획 가운데 10% 규모인 32만대에서 차질이 발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현실적 어려움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원·달러 평균환율은 1292원으로 전년 대비 12.9% 상승했다. 이러한 점들은 자연스레 영업이익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판매증가, 가격효과, 인센비트 절감, 환율효과는 기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을 6조1600억원 증가시켰다. 다만 지난해 세타 엔진을 골자로 한 1조5440억원에 달하는 품질비용과 재료비 등 비용증가(2조4120억원) 등은 영업이익을 3조9920억원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자재가 인상 속에 기아의 지난해 매출원가는 6조853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 증가했다.
기아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87.4%로 전년 대비 4.1%포인트(p) 낮아졌다. 현금과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매도가능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 규모는 19조39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8590억원 늘었다.
기아는 올해 실적 눈높이를 상향 조정했다. 매출은 97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 상향해 설정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6% 늘어난 9조3000억원으로 세웠다. 이를 통해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1.2%p 증가한 9.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판매 목표(도매 기준)는 320만대로 지난해 판매실적 대비 10.3% 높게 잡았다.
다만 이러한 경영목표를 무난히 달성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영업이익 향상을 이끈 주요 배경이 된 환율 관련 변동성 확대가 단적인 예다. 기아는 올해 원·달러 평균환율을 전년 대비 3.2% 감소한 1250원으로 예상했다. 주우정 재경본부장은 "올해 환율효과는 기존보다 보수적으로 잡았다"라며 "환율이 연초 급하게 움직였는데 올해 1250~1300원을 오갈 것으로 보고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브랜드들과의 경쟁심화 속 인센티브 전략에도 다소 변동이 예상된다. 기아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2분기 이후 방향성을 잡는다는 구상이다. 주우정 재경본부장은 "인센티브는 각 브랜드들이 가장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는 부분"이라며 "특히 미국 시장의 경우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브랜드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1분기까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크게 움직일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라며 "인센티브를 올리더라도 가장 늦게 그리고 낮게 올리며 대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미국 시장 내 전기차 경쟁력 약화 우려도 제기된다. '테슬라' 등 경쟁사들의 가격 인하 정책도 기아의 현지 경쟁력 약화를 이끄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기아는 "경쟁이 격화할 것이란 우려의 시각이 상존하지만 IRA 관련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가운데 상품성을 내세운 경쟁과 탄력적 인센티브 정책 등을 병행하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빠질 수 없는 과제가 또 있다. 미국과 함께 결코 손을 놓을 수 없는 중국 시장 공략이 그것이다. 기아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슈 등으로 지난 2017년 이후 점유율 하락과 판매량 감소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각종 전략을 수립하며 대응했지만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중국법인의 경우 지속된 부진 속에 완전자본잠식 등 경영악화가 뒤따랐다.
기아는 그동안 중국 시장 회복을 위한 전략이 사실상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주우정 재경본부장은 "중국 시장은 전기차로 가고 있는데 기아는 팔 수 있는 전기차가 없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판매채널도 워낙 약화된 상황이라 딜러들조차 힘을 못쓰고 탈퇴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지난해까지 최악의 상황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팔 물량도 없고 판매채널의 약화도 심화했다는 의미다.
기아는 당분간 현상 유지만 해도 선방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주 본부장은 "대도시 위주 딜러망 재건과 전기차 신차 출시를 통한 전동화 전환 본격화를 통해 올해를 버티는 한편, 중국공장 유휴 생산능력(Capa)을 활용한 동남아 특화지역으로 수출량을 꾀하면서 고정비 부담을 줄이는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kwanjju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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