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동국홀딩스, 4세 승계 속도내나

입력 : 2023.09.14 15:03:42
제목 : '지배구조 개편' 동국홀딩스, 4세 승계 속도내나
지주사 전환 막바지 작업…장세주 장남 장선익 지분율 변화 주목

[톱데일리] 동국홀딩스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오너일가 경영 승계 시점에 대한 재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연내 지주사 체제 전환이 완료되면 장세주 회장 등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어 4세 장선익 전무로의 승계도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자사주 마법' 효과, 오너일가 지배력 강화 '착착'

동국홀딩스는 현재 지주사 전환 막바지 단계를 달리고 있다. 지난 6월 기존 동국제강이 지주사 동국홀딩스와 사업회사 동국제강, 동국씨엠으로 분할한 뒤, 동국홀딩스가 두 사업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르면 11월 지주사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구상이다.

동국홀딩스는 현물출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주식 매수, 즉 공개매수에 나선다. 동국홀딩스는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주주들로부터 회사 발행 주식을 현물 출자로 받고 그 대가로 주주들에게 동국홀딩스의 보통주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개매수 청약은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동국제강 9540원, 동국씨엠 7390원으로 책정됐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동국홀딩스는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지분을 각각 25.9%씩 추가로 확보하고 공정거래법에서 요구하는 지주사 요건을 갖추게 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야 한다. 현재 동국홀딩스는 인적분할 후 기존 보유했던 자사주에 해당하는 4.12% 만큼씩 동국제강, 동국씨엠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가진 지분 26.27% 등이 주요 공개매수 대상이다.

이번 공개매수가 일반 소액 주주에겐 실익이 없다는 점에서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너일가가 인적분할 존속법인의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보유지분을 내놓고 동국홀딩스의 자사주를 받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

오너일가 지배력 강화에 자주 활용되는 이른바 '자사주 마법'에 해당한다. 지난 2월 현대백화점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이 부결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앞서 경제개혁연대는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동국홀딩스 지분율이 지배구조 개편 완료 후 약 83%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액주주 입장에선 현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보다 떨어지지 않는 이상 공개매수에 응할 이유가 없다. 현재 시세로 보면 14일 종가기준 동국제강 1만1060원, 동국씨엠 7790원으로 공개매수에 응하면 손해기 때문이다. 물론 소액주주들이 실제 사업회사 주식을 주가 상승 동력이 약한 지주사 주식으로 전환해야 할 이유도 마땅치 않다.

◆ 오너 4세 장선익 존재감 부각…경영 전면 등장 임박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이 그룹 4세 경영의 기반을 다지기 위함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동국제강그룹 승계 1순위는 장세주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전무로 꼽힌다. 장 전무는 지난해 말 승진하면서 현장 경영 속도를 올리고 있다. 현재 장세주 회장(13.52%)과 장세욱 부회장(8.70%)에 이은 동국홀딩스 개인 3대주주다.

장선익 전무는 올해 3월까지 동국홀딩스 지분이 0.83%였으나 부친 장세주 회장으로부터 20만주를 증여받고 지분 1.04%까지 확보했다. 인적분할 후 동국제강과 동국씨 엠에 각각 들어 있는 1.04% 지분을 모두 현물출자하고 동국홀딩스 지분으로 교환하면 동국홀딩스 내 장 전무의 지분도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게 된다.

지주사 전환 후 동국홀딩스가 추진하는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설립에 장 전무가 투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VC가 미래 성장 사업과 투자처를 발굴하는 경영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최근 오너 3~4세 경영진들의 경영 무대로 떠오르고 있는 추세다.

GS그룹의 CVC 'GS퓨처스'는 허명수 전 GS 부회장의 아들인 허태홍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의 장녀 이연수 이사는 '에코프로파트너스'에서 투자심사역으로 일하고 있다. LX그룹이 자본금 120억원을 출자해 지난 6월 설립한 'LX벤처스'에도 구본준 회장의 딸 구연제 씨의 합류가 예상된다.

동국제강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이 완료되면 자본금 100억원 규모로 CVC를 설립하거나 인수 등 방식으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 전무가 신사업 회사에 지분 투자해 사업 성과를 낸 뒤 기업공개(IPO)로 승계 자금 마련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 전무는 신설 CVC에서 활동하기 위한 기본 요건도 갖췄다. 지난 2007년 동국제강 전략경영실에 입사한 이후, 미국법인과 일본법인 등을 거치며 해외 투자 등과 관련한 기본적인 경영 수업을 마쳤다. 이사로 승진한 이후로는 동국제강그룹의 미래 신사업을 고민하는 비전팀과 전략경영팀의 팀장을 맡아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시기적으로도 적절하다는 평가다. 장 전무와 동갑내기 친구 사이인 현대중공업그룹 정기선 HD현대 사장도 지난해 경영 전면에 나섰다. 장 전무는 1982년생으로 청운중학교, 경복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정기선 사장과는 중학교, 대학교 동기로 어릴 적부터 친분 관계를 쌓아왔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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