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기업 결산] [롯데] ① '유통'과 '화학' 흔들리는 양대 축

입력 : 2023.12.20 14:53:24
제목 : [30대 기업 결산] [롯데] ① '유통'과 '화학' 흔들리는 양대 축
롯데쇼핑, 매출 하락세 지속…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의존도 줄이기 '관건'

[톱데일리] 롯데그룹이 최근 몇 년간 유통에서 화학으로 무게 추를 옮기는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올해는 그룹을 지탱하고 있는 사업인 유통과 화학이 모두 고전하면서, 아쉬움이 남는 한 해이기도 했다. 롯데그룹이 내년을 위해 계열사 수장 교체 등 대대적인 변화에 나선 가운데 유통과 화학의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존재감 줄어드는 유통…온·오프라인 전반적 '주춤'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은 크게 유통과 화학 부문으로 나뉜다. 롯데지주가 발표한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액은 84조8000억원으로, 그 가운데 유통(21조6606억원)과 화학(28조6594억원)이 각각 25.5%, 33.8%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둘이 전체 매출의 총 60%를 책임지고 있는데, 올해는 그 두 사업이 모두 흔들리면서 롯데그룹의 분위기가 우울하다.

우선 유통 사업은 최근 몇 년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그룹 유통 사업을 맡고 있는 롯데쇼핑(15조5735억원)은 지난 2021년 롯데케미칼(17조8052억원)에게 처음으로 연간 매출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양상이 지속되면서, 양 사의 격차는 전년 2조원에서 7조원으로 확대됐다. 롯데그룹의 무게 추가 유통에서 화학으로 옮겨지는 모양새다.

롯데쇼핑은 올해도 실적이 주춤하고 있다. 3분기 누적 기준 롯데쇼핑의 매출액은 10조92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가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4.4%가 증가한 3060억원을 기록하며 반쪽 성과에 그쳤다. 특히 3분기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조7391억원, 142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8%, 5.3%로 동반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 몇 년간 명품 매출 신장 영향으로 상승세였던 백화점 사업이 부진한 여파로 분석된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1.9%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23.6%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올해 3분기까지 백화점 사업 매출액은 2조3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로 소폭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10억원에서 2680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아쉬운 성적을 냈다.

게다가 온라인 사업은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유통 사업의 부진도 길어지고 있다. 자체 온라인몰 롯데온은 출범 이래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만 약 4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업계 점유율도 쿠팡(24.5%), 네이버쇼핑(23.3%), SSG닷컴+G마켓(11.5%), 11번가(7%)에 이어 5번째(4.9%)에 자리하며 미미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롯데온은 우선 연말까지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 롯데케미칼, 4분기 적자 전환 가능성↑…사업 구조 다각화 '과제'

그룹 내 핵심 사업으로 자리매김한 화학 사업도 부진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화학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연결 매출액이 14조75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가 하락했다. 영업손실은 752억원으로 전년(4541억원)과 비교해 손실 폭이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 지난해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다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을 이뤄냈으나, 단기간 성과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9월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적자 전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손실 3084억원을 기록했었다.

특히 신사업 확대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들여 인수한 배터리 소재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고전이 뼈아프다. 롯데그룹은 지난 3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했으며, 이를 계기로 이차전지 사업을 적극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올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기차 수요 부진과 중국발 저가 제품 공급 과잉 여파로 수익성이 하락하며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가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순이익은 484억원에서 435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됐다. 매출액만이 5581억원에서 5795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롯데케미칼은 지속되는 부진 속 신용등급이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 6월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국기업평가 "롯데케미칼은 중국 중심의 공급 과잉 심화와 나프타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 여파로 실적이 크게 저하했다"며 "화학 사업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실적 저하 폭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은 부진 탈출구를 마련하기 위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기초소재 사업 의존도 줄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차전지, 수소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사업 다각화를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체질 개선 작업도 최근 순탄치 않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울산공장 내 PET(페트) 해중합 시설의 투자 기간을 2024년 6월에서 2027년 12월로 3년 넘게 늦추면서, 신사업 투자 계획을 일부 조정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은 내년을 앞두고 새로 부임한 이훈기 신임대표에게는 성공적인 체질 개선 작업이 핵심 과제로 놓여있다. 롯데그룹은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화학군 총괄대표로 이훈기 ESG경영혁신실장을 선임했다. 이 신임대표가 과거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이사, 기획부문장을 역임하며 쌓은 경험을 토대로 롯데케미칼의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 지에도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매출의 60%를 고부가 품목과 친환경 부문으로 구성하고, 총 매출 5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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