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지도만 만들지 않아요" LX측량팀 섬·산골 민원신고 대행
민원 신고 어려운 노약자 대신해 올해 1천798건 해결
김진방
입력 : 2022.12.26 10:41:50
입력 : 2022.12.26 10: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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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국내에서 전국 방방곡곡을 가장 많이 돌아다니는 직업군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답이 '한국국토정보공사(LX) 측량팀'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LX는 985개의 측량팀을 전국 곳곳에 보내 측량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전국을 샅샅이 돌아다니는 인적 자원 덕에 LX 직원들이 만든 전국 맛집 지도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LX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기존 인적 자원을 활용해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일을 찾다가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안전신문고 앱'을 떠올렸다.
측량팀이 주로 다니는 산골이나 섬, 농촌 지역은 노인 인구가 밀집한 곳으로 쓰러진 전신주, 낡은 버스 정류장, 파손된 가드레일 등 곳곳에 위험 요소가 많았다.
스마트폰에 익숙지 않은 주민들은 간단한 신고로 해결이 가능한 생활 민원을 곁에 두고 생활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LX는 측량팀을 활용해 '국민안전 캠페인'을 벌여 주민들을 대신해 생활 민원을 해결해주는 해결사가 되기로 했다.
박병석 LX 비상계획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존에 있던 인적 자원을 활용해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를 마련해 보고자 캠페인을 벌였다"면서 "이 외에도 전국 지사에 자동심장충격기(AED) 배치, 혹서기 더위 쉼터 설치, 취약 지역 노약자 건강 상태 확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당 3명으로 구성된 985개 측량팀은 측량 업무를 위해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아주 작은 민원이라도 안전신문고로 사진을 찍어 신고했다.
이렇게 개선된 민원은 올 한해만 1천798건.
지역별로는 경기남부가 481건으로 가장 많았고, 농촌이 많은 전북도 260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작은 수고로 보일 수 있지만, 노인들만 사는 도서·산간 지역에서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효자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어린이 놀이터 시설물 파손이나 초등학교 앞 공사 중 안전신호수 미배치 등을 개선함으로써 어린이 보호에도 큰 역할을 했다.
김덕균 LX 임실순창지사 수석팀장은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 동네에는 안전에 위협이 되는 것들이 많았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아 민원을 신청할 줄도 피드백을 받을 줄도 모르는 것을 보면 안타까웠다"며 "내 민원 신고로 비가 새는 시내버스 정류장, 난간이 부서진 등산로 등이 개선될 때마다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chinakim@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