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너무 올랐나…에스엠에 군침흘리는 공매도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입력 : 2023.03.05 11:51:49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본사의 모습. [출처 : 연합뉴스]


에스엠을 두고 하이브와 카카오간 ‘쩐의 전쟁’이 벌어지면서 주가가 껑충 뛰자 공매도 투자도 덩달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70% 이상 급등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데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많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진행된 지난달 10일부터 28일까지 일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1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공개매수 전이었던 지난 1월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17억원, 지난해 12월의 11억원에 비해 8~12배 가량 폭증한 금액이다.

특히 공개매수 첫날이었던 지난달 10일 하루 동안에만 34만8787주의 공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금액으로는 394억원에 해당한다. 지난 2021년 5월 공매도가 재개된 지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은 공매도 물량이 나온 날이다.

에스엠의 공매도가 급증한 것은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시장 분위기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에스엠의 공개매수 기간 동안 JYP Ent.의 일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16억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17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에스엠보다 시가총액 규모가 2배 이상 큰 하이브의 일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도 103억원으로 에스엠보다 30억원 가량 적었다.

공매도 대기자금 성격인 대차잔고도 빠르게 늘고 있다. 공매도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주식을 빌려와서 시장에 매도해야 하는데, 대차잔고는 이 과정에서 ‘빌린 주식수’를 뜻한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직전인 지난달 9일 에스엠의 대차잔고는 268만주, 금액으로는 2646억원 규모였다. 공개매수 초기인 지난달 14일 389만주, 4543억원까지 늘었던 대차잔고는 지난달 17일 311만주, 4054억원 규모로 줄었다. 하지만 전날 기준 에스엠의 대차잔고는 355만주, 4297억원 규모로 재차 급증세로 돌아섰다.

에스엠의 최근 6개월간 주가 추이 [출처 : 구글 파이낸스]


에스엠에 대한 공매도 투자가 늘어난 것은 에스엠 주가가 경영권 분쟁을 이유로 지나치게 올랐다는 인식이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엠 주가는 지난해 말 7만6000원선에서 현재 12만원선 후반까지 불과 두달여 사이에 67.80%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7.90%), JYP Ent.(14.45%), 와이지엔터테인먼트(29.53%) 등 다른 연예기획사에 비해 상승폭이 압도적이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유증에 대한 가처분 신청, 이달말 주주총회 등 주요 이벤트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공개매수가 마감하면 주가는 수급상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2004년 현대엘리베이터를 대상으로 한 KCC의 공개매수 직후 주가는 일주일새 7.23% 하락했다. 2008년 샘표식품(현 샘표)도 9.36%, 2017년 에이블씨엔씨도 6.05% 떨어졌다.

이전의 사례와 달리 에스엠의 주가는 공개매수가 12만원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공개매수 나흘째였던 지난달 15일 12만2600원으로, 12만원선을 돌파한 이후 공개매수가 끝난 지 이틀이 지난 이날까지도 12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때문에 공매도 투자자들도 아직까지는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경영권 분쟁을 통해 에스엠의 기업가치가 한단계 올라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브와 카카오 모두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됐던 라이크기획과 인연을 끊겠다는 입장이어서 기존보다 수익성이 한층 개선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지난달 10일 이후 8개 증권사가 에스엠의 목표주가를 12만5000~15만원선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권·지분 경쟁은 당분간 지속되며 에스엠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 “경영권·지분 경쟁을 제외하더라도 ‘SM 3.0’을 바탕으로 한 지적재산권(IP) 배출력과 수익화 강화 전략은 주가나 실적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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