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최윤범 고려회장 손 들어줬다

문재용 기자(moon.jaeyong@mk.co.kr)

입력 : 2025.01.17 17:53:01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 역할로 주목받는 국민연금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손을 들어주기로 결정했다. 쟁점이었던 집중투표제·이사 수 상한설정에 모두 찬성 방침을 세웠으며, 이사 선임건은 최 회장 측과 영풍·MBK측의 후보를 각각 3인씩 찬성할 계획이다.

17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는 오는 23일 개최되는 고려아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방향을 이같이 정했다고 밝혔다.

첫번째 안건인 집중투표제는 국민연금의 지지로 주주총회에서 가결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될 경우 현재 지분율 우위를 점하고 있는 영풍·MBK 측이 이사회를 당장 장악하려던 계획은 난관에 봉착한다. 최 회장 측과 기타 소액주주들이 보유표를 집중해 일부 이사를 신규선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풍·MBK 측은 현재 13명인 고려아연 이사진에 자신들이 추천한 14명의 신규 후보를 진입시켜 단숨에 과반을 확보할 방침이었다.

집중투표제는 통상 소액주주 권익을 보호해 한국의 대주주 중심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제도로 인식된다. 현행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활동에 관한 지침도 집중투표제에 대해 “정관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는 안에 반대하고, 집중투표제 배제조항을 삭제하는 안에 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영풍·MBK 측에서는 집중투표제가 최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도입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두번째 쟁점안건인 이사 수 상한제한 역시 최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 안건은 고려아연 이사 수를 최대 19인으로 정하는 내용이다. 주주총회에서까지 통과될 경우 이어질 개별 이사의 선임투표 결과와 무관하게 영풍·MBK의 이사회 과반장악이 미뤄진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방침은 이사회의 규모에 대해 “이사의 수에 관한 제안에 대하여 사안별로 검토하여 투표하되, 이사회 내 위원회 활동을 제약할 만큼 이사의 수를 제한하거나 개별이사의 영향력을 무력화할 정도로 많은 이사를 두는 안에 반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마지막 쟁점안건인 이사선임은 양 측의 추천이사를 각각 3인씩 찬성하기로 했다. 최 회장 측 명단에서는 제임스 앤드류 머피(James Anderew Murphy)·정다미·최재식 후보, 영풍·MBK측의 명단에서는 권광석·김용진·변현철 후보에 대해 찬성표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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