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홈플러스 인수 종잣돈 된 펀드로 약 1조원 성과보수 챙겨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입력 : 2025.03.13 12:02:01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관계자 등이 지난 2022년 1월 17일 오후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 파트너스가 위치한 서울 광화문 D타워 앞에서 홈플러스 폐점 매각 저지 및 투기 자본 규제 입법을 촉구하는 총파업 상경 투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데 활용한 펀드 운용으로 1조원 안팎의 성과 보수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산업·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3호 블라인드펀드에서 3조2000억원을 조달했다.

인수금융(차입금)과 홈플러스의 기존 부채를 포함한 전체 인수 비용 7조2000억원 가운데 44%에 이르는 액수다. 3호 블라인드펀드가 사실상 홈플러스 인수의 종잣돈이 된 셈이다.

3호 펀드는 홈플러스 외에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두산공작기계, 네파, 대성산업가스, 일본의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 홍콩브로드밴드네트워크(HKBN) 등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데도 활용됐다.

주요 포트폴리오의 투자 성적은 준수한 편이다. 대표적으로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는 1조원에 인수해 4조원에 팔아 3조원의 차익을 남겼다. 두산공작기계는 1조1300억원을 투자해 1조원 이상의 매각 차익을 거뒀다.

오렌지라이프 역시 지난 2013년 인수 후 2018년 신한금융지주에 매각하기까지 2조원이 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시장에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3호 블라인드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이 28%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RR은 초기 투자 비용과 이후 투자자금의 흐름을 고려한 예상 수익률이다.

3호 블라인드 펀드에서 손익이 실현되지 않은 투자 포트폴리오는 홈플러스와 네파 정도다. 두 업체의 손실이 확정된다고 해도 3호 블라인드 펀드의 전체 IRR은 최소한 15% 이상일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MBK가 3호 블라인드펀드를 운용하면서 챙긴 보수도 적지 않다.

MBK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운용 보수로 2억5000만달러(현재 환율로 약 3630억원), 성과 보수로 5억3000만달러(약 7695억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합계 1조1325억원으로 11년간 연평균 1000억원이 넘는다.

운용 보수는 펀드가 청산되지 않아 지금도 정기적으로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 보수의 경우 통상 전체 15∼20%를 유보액으로 남겨둔다는 점을 감안해도 최소 1조원 안팎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챙겼음에도 아무런 자구책 없이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MBK의 무책임한 행태에 대한 비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MBK가 홈플러스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바란다면 지금이라도 3호 블라인드펀드로부터 받은 보수 일부를 내놓는 등 자구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앞서 금융당국은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를 신청하기 직전까지 투자자를 상대로 기업어음(CP) 등을 팔았고, 그 규모가 약 6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세청 역시 MBK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MBK는 통상 4~5년 단위로 이뤄지는 정기조사란 입장이지만, 최근 홈플러스 자금 이슈를 고려하면 특별 세무조사 수준으로 국세청이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8일 이번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긴급 현안 질의를 개최키로 했다.

정무위는 이날 증인으로 MBK의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 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 대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강경모 홈플러스 입점협회 부회장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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