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가 주택 전자계약 시대 여나…금리혜택에 올해 2.4배 증가
주택담보대출 금리 0.1∼0.2%p 할인에 '주목' 지난해 전체 주택거래 중 전자계약 6.9%…올들어 민간활용 비중 높아져
박초롱
입력 : 2025.03.23 07:10:00
입력 : 2025.03.23 07:10:00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올해 들어 주택 전자계약이 작년보다 2배 이상 늘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고금리가 길어지는 가운데 전자계약을 하면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0.1∼0.2%포인트 할인받을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으면서다.
부동산 전자계약은 도입한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사용률이 미미했으나,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30∼40대가 주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민간 부문의 주택 전자계약 체결 건수는 2만5천44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만450건)보다 2.4배 늘었다.
2년 전인 2023년 1∼2월(3천746건)과 비교하면 6.8배 급증한 수치다.
민간과 공공부문(1만9천926건)을 합친 전체 주택 전자계약 체결 건수는 올해 1∼2월 4만5천371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44.1% 증가했다.
2016년 5월 처음 도입된 부동산 전자계약은 종이 계약서를 쓰지 않고 PC나 휴대전화 앱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계약 과정에서 공인중개사와 거래 당사자가 휴대전화 인증을 통해 신분을 확인하기 때문에 무자격·무등록자의 불법 중개를 방지하고, 계약서 위·변조 위험도 줄일 수 있다.
계약 후에는 실거래·임대차 신고와 확정일자 신청이 자동으로 처리돼 직접 동주민센터에 방문해 신고하는 번거로움도 줄일 수 있다.
그럼에도 확산 속도가 빠르지 않아 전체 부동산 거래에서 전자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주택 전자계약 활용률은 2019년 2.4%, 2020년 3.2%, 2021년 4.2%, 2022년 4.9%, 2023년 5.5%로 게걸음을 걸었다.
지난해 연간 주택 전자계약 건수는 22만9천439건으로 전체 주택거래 건수(330만4천753건)의 6.9%를 차지했다.
증가 폭이 예년보다 커졌으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부문의 전자계약이 13만8천525건으로 전체 주택 전자계약의 60.4%를 차지하는 한계는 있었다.
그런데 올해 1∼2월에는 공공보다 민간의 주택 전자계약 건수가 더 많아진 데다 건수 자체도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사진은 11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부동산 매물 정보.2025.3.11 nowwego@yna.co.kr
전자계약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할인이다.
전자계약을 하면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9개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때 금리를 0.1∼0.2%포인트 할인받을 수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작년부터 대출 금리를 낮추기 위해 전자계약을 원하는 매수인이 확실히 늘었다"며 "특히 마포 지역은 30∼40대 실수요자가 많은데, 이들이 적극적으로 전자계약을 활용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주택 전자계약을 맺은 뒤 협력 법무사를 이용하면 소유권 이전 등기 등 등기 대행 수수료도 30% 할인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9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수하고 협력 법무사에게 부동산 등기를 맡길 경우 법무사 보수 규정에 따른 기본 보수(88만원)에서 30% 할인이 가능하다.
협력 법무사 목록은 부동산거래 전자계약 시스템(irts.molit.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디딤돌·버팀목 대출 이자도 0.1%포인트 낮아지며, 주택금융공사(HF)는 전세금 반환보증 보증료율을 0.1%포인트 인하해준다.
이런 혜택에도 불구하고 고령층이 느끼는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
서울 종로구의 60대 공인중개사 김모 씨는 "올해 처음 30대 고객 요청으로 전자계약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처음에는 어렵고 헷갈리는 절차도 많았지만, 막상 써보니 편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나이 드신 분들은 전자 서명과 인증 과정에 여전히 부담을 느낄 것 같다"며 "아직은 전자계약을 못 믿겠다는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서모 씨는 "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고객이 휴대폰 본인인증 도중 앱이 갑자기 꺼지는 경우가 있었다"며 "부동산 전자계약 앱의 안전성과 인터페이스를 개선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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