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철강 핵심교역국 멕시코, '50% 관세' 맞서 美에 맞불?

대통령 "합의 실패로 불공정 계속되면 업계 보호조처 발표할 것"
이재림

입력 : 2025.06.05 00:29:11


4일(현지시간) 일일 아침 정례 기자회견 하는 멕시코 대통령
[멕시코시티 EPA=연합뉴스.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의 주요 철강 교역국 중 한 곳인 멕시코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제품 50% 관세 부과'에 대응 가능성을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철강 등에 대한 50% 관세는) 매우 불공정하며 부당한 조처"라며 "적절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업계 보호를 위해 대응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는 단순히 눈에는 눈 차원의 대응이 아니라, 우리 산업과 고용을 보호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혀, '맞불 관세 부과 카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멕시코 대통령은 북미 3국 무(無)관세 자유 무역의 근거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언급하며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를 법적 근거 없는 결정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 부품이 국경을 자유롭게 오가듯 마찬가지로 철강과 알루미늄도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50% 관세는 지속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입장에서 멕시코(12.9%)는 캐나다(16%), 중국(15.4%)에 이은 철강 3위 수입 대상국이다.

북부 국경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 생산 라인이 밀집한 멕시코 역시 미국산 철강을 대거 수입하고 있다.

멕시코 경제부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23년 기준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대(對)멕시코 흑자 규모는 68억9천700만 달러(10조원 상당)에 달한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 장관은 몇 차례 기자 회견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류 관세 부과 움직임을 포착할 때마다 "자국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하는 상대 국가에 관세를 매기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고 비판해 왔다.

멕시코 대통령은 "현재 우리 정부의 우선순위는 멕시코 근로자 고용을 보호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철강 업계를 보호하는 일"이라며 "50% 관세는 업계에 매우 큰 타격을 입힐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다음 주쯤에 우리의 대답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walde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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