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이대로 가다간 끔찍”…1분기 공사실적 감소폭 외환위기 이후 최대

허서윤 기자(syhuh74@mk.co.kr)

입력 : 2025.06.19 09:03:36
건축허가·착공 등 선행지표도 하락


[연합뉴스]


국내 건설 경기가 극심한 침체에 빠지면서 올해 1분기 건설공사 실적이 작년보다 20% 넘게 줄어들어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기성은 26조8659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2% 줄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3분기(24.2% 감소) 이후 최대 낙폭이다. 건설기성은 현재 진행 중인 공사의 실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일반적으로 등락이 크지 않은 편이라는 점에서 이번 감소폭은 이례적이며, 건설경기의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부터 건설기성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2023년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4.0%, 3.1% 감소했고, 3분기부터는 9.1%, 4분기에는 9.7%까지 낙폭이 커졌다. 올해 들어서는 두 자릿수 감소로 이어지며 경기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민간 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공공 토목 부문까지 위축되면서 전반적인 건설업황 악화를 초래했다. 정부가 재정 조기 집행을 통해 공공부문에서 건설경기를 떠받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공공과 민간, 토목과 건축 전 부문에서 동시에 부진을 보였다.

이번 하락은 단기적으로 건설 기업의 수익성 악화뿐만 아니라 고용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건축허가와 건축착공, 건설수주 등 향후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건축허가는 연면적 기준으로 전년보다 21.4% 줄었고, 착공 면적은 2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건설수주도 4.3% 줄어들며 수요 회복의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행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지난달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반기 건설투자가 11.3% 감소하고, 하반기에도 1.1%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는 6.1% 감소하며, 1998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건설경기 회복이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며, 회복되더라도 급격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수요 기반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시장 전반의 체감 회복도 낮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박선구 실장은 “건설 시장 자체의 물량 부족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정부 중심의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같은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방과 중소건설업체처럼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이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예산 집행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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