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감세법에 현대차그룹 美 전기차판매 연 2.7조원 감소 추정"
한경협 보고서…작년 판매량 12만3천여대서 최대 37% 감소 예측"전기차·배터리 글로벌 경쟁력 위해 정책 기금·세제 혜택 필요"
임성호
입력 : 2025.07.20 11:00:01
입력 : 2025.07.20 11:00:01

[현대자동차·기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를 반영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대규모 감세법)이 지난 4일 시행되면서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연간 전기차 판매액이 최대 2조 7천억원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법안에 따라 반도체 업계 등에는 세액공제가 늘지만,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친환경 산업 전환 정책으로 수혜를 본 전기차 등에 대한 세제 혜택은 줄면서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0일 발표한 '미국 트럼프 대규모 감세법의 자동차·배터리 산업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OBBBA 발효에 따른 전기차 세액 공제가 종료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최대 4만5천828대(매출 19억5천508만달러·약 2조7천200억원)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12만3천861대)을 기준으로 37% 폭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예측이다.
이런 추산은 미국 싱크탱크인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분석에 기반했다.
NBER은 IRA에 따른 미국 내 전기차 세액공제가 폐지되면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미국에 생산기지를 둔 전기차 제조사의 판매량이 연간 최대 37% 감소할 것으로 관측한 바 있다.

[한경협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OBBBA에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를 올해 9월 말로 조기 종료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초 2032년 말까지 유지될 예정이었으나 7년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한경협은 올해 1월부터 현대차그룹 전기차 5개 차종(현대차 아이오닉5·9, 기아 EV6·9,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이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돼 투자 지원 기대감이 높았으나 OBBBA 발효로 투자의 회수 리스크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의 여파로 미국 내 생산거점의 상당 부분을 완성차 업체와 합작 형태로 추진해 온 한국 배터리 3사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한경협은 밝혔다.
한경협은 OBBBA 발효에 따른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의 타격을 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정책 기금과 세제 혜택 등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대차그룹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먼저 산업은행에 50조원 규모의 '첨단전략 산업기금'을 설치하는 산업은행법 개정안과 기금채권의 국가 보증 동의안을 국회에서 신속히 처리하고, 산업은행 내에는 전담 부서를 둬 기금 집행 시차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위기 대응을 위해 운용하는 공급망 안정화 기금의 조성 기간(2029년 종료)을 연장하고, 수출입은행 출연금을 재원으로 써 유연한 지원 수단을 확보하면서 중장기 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내에서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하는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연구·인력개발비에 한시적 직접 환급이나 환급금 제삼자 양도제 등 세액공제 유동화 방안을 적용해 공제 혜택의 효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불확실한 글로벌 정책 환경 속에서 우리 기업들의 안정적 생산 기반 유지와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의 선제적 재정 지원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며 "전기차·배터리 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금·세제 혜택이 결합한 종합적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sh@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관세타결] 美전문가 "韓, 'FTA 대우' 못받았으나 민감영역 방어"(종합)
-
2
[뉴욕증시-1보] MS 시총 4조달러 돌파에 차익실현…약세 마감
-
3
'트럼프 눈독' 파나마 항만 홍콩업체 전방위 압박에 '사면초가'
-
4
美엔비디아, 중국 H20 보안 우려에 "우리 칩엔 백도어 없다"
-
5
[사이테크+] "감자는 900만년 전 남미 토마토로부터 진화했다"
-
6
“배당소득 분리과세, 실망이야”...금융·배당주 주가 주르륵 ETF도 덩달아 약세
-
7
아마존, 2분기 매출·주당 순이익 시장 예상치 상회
-
8
“소득세 절반 계속 깎아드려요”...국내복귀 AI인재 세감면 3년 연장
-
9
관세, 금리, 물가 악재에 뉴욕증시 약세...MS 시총 4조달러 터치 [월가월부]
-
10
뉴욕증시, MS 시총 4조달러 돌파에 차익실현…약세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