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분리과세, 실망이야”...금융·배당주 주가 주르륵 ETF도 덩달아 약세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입력 : 2025.08.01 05:57:50
입력 : 2025.08.01 05:57:50
배당소득분리과세 실망감에
최근 5거래일간 금융주 약세
하나금융지주 -7%, KB금융 -6%
최근 5거래일간 금융주 약세
하나금융지주 -7%, KB금융 -6%

정부가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35%로 결정한 31일 금융주를 비롯한 고배당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정책 발표는 장 마감 후 이뤄졌지만, 시장 실망감이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한미 관세 협상 타결 후 수급이 조선·방산 업종으로 쏠리면서 금융주 전반에 매도세가 더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B금융은 전일 대비 1.68% 내린 11만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한지주(-1.31%), 하나금융지주(-0.70%), 우리금융지주(-1.20%), JB금융지주(-1.70%) 등 주요 은행주도 하락했다.
당초 정부는 배당성향 35% 이상 상장사에 한해 최고 25% 세율로 배당소득을 분리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부자 감세 논란이 불거지자 최고구간에 35%의 세율을 적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소식이 지난 27일부터 알려지며 최근 5거래일 동안 하나금융지주는 7.68%, KB금융은 6.65% 하락했다.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4.49%, 3.33% 내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세제 개편으로 배당주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부동산이 아닌 자본시장으로 자금을 유도하려면 세제 측면에서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조선, 방산 등의 수출주로 수급이 집중되면서 그동안 관세 무풍지대였던 금융주가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주 외에도 삼성생명(-1.10%), 삼성화재(-0.79%) 등 보험주가 약세를 보였다. 비금융 배당주인 KT&G(-0.61%), 제일기획(-0.85%), LX인터내셔널(-0.46%) 등마저 동반 하락했다.
반면 HD현대(1.06%), 두산(6.75%), LS(2.42%) 등 수출 자회사를 보유한 지주사들은 강세를 띠며 배당주 중 차별화된 모습을 나타냈다.
고배당주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최근 5거래일 기준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은 5.41% 하락했고, ‘RISE 코리아금융고배당’은 4.33% 내렸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4.94%), ‘PLUS 고배당주’(-3.16%), ‘HANARO 고배당’(-2.56%), ‘KIWOOM 고배당’(-2.32%) 등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다만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원안보다 다소 축소되더라도 금융주들의 주주환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4대 금융지주의 경우 대부분 주주환원은 40%대 중반을 넘어가는 상황에서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 소각을 위주로 한 주주환원책을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되레 자사주 소각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아직 1배가 안 되다 보니 자사주 소각이 주가를 부양하는 재무적 효과가 더 큰 편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이 크면 투자자가 많아지고 주당배당금(DPS)이 늘어나는 효과는 있지만 그만큼 자사주 소각 여력은 떨어지게 된다.
가령 올해 주주환원율이 50%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KB금융은 올해 배당성향 전망치가 23% 정도다. 정해진 주주환원 자금에서 배당성향을 35% 이상으로 늘리면 자사주 매입 규모를 예정보다 줄일 수도 있다.
우리금융과 기업은행만 배당성향이 30% 초반이며 신한지주는 22.4%, 하나금융은 25.9%로 배당성향을 35%로 늘리려면 주주환원 정책을 대폭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유정·김제림 기자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