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한경협 제자리 돌려놓으려 노력…4대그룹 회장 합류 추진"
취임 2주년 하계포럼 기자간담회…"李대통령, 리더 중 가장 경청"
김보경
입력 : 2025.07.21 06:00:00
입력 : 2025.07.21 06:00:00

[한경협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귀포=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은 내달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아 국정농단 사태로 위상이 추락했던 한경협을 제자리로 돌려놓는데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고, 다음 단계로 4대 그룹 회장의 회장단 합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지난 18일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 겸해 제주 서귀포시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경협을 맡은 후 2년 동안 어떻게든 단체를 제자리에 가져다 놓기 위해 노력했다"며 "한때 남느냐, 없어지느냐의 고비에 있었지만 다행히도 국민들이 이제는 한경협을 용서해주시고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민간 경제단체인 한경협은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위상이 급추락했다.
이에 단체는 2023년 한경협으로 이름을 바꿨고, 첫 수장인 류 회장의 지휘 아래 쇄신과정을 밟았다.
그 결과 국정농단 사태 이후 한경협 회비를 내지 않았던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LG 등 4대 그룹이 회원사로 다시 합류했고, 류 회장은 내달 22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류 회장은 정경유착 재발 방지를 위해 설립한 내부 윤리위원회가 쇄신을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사안은 윤리위를 통과하도록 했고, 그 결과 신규 기업들이 회원사로 많이 들어왔다"며 "이제는 (최근 대법원 무죄판결은 받은) 이재용 회장도 부담이 없으니 4대 그룹 회장이 회장단에 합류하는 것이 다음 단계일듯싶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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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은 진보 정권이었던 문재인 정부 시절 '패싱'에 가까운 수준으로 소외당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더불어민주당 등과 적극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한경협 지도부와 민생경제 간담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류 회장은 "옛날에 차였던 여자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류 회장은 "이 대통령과 저는 안동, 같은 동향이다.
안동 사람들은 고향 사람들을 굉장히 챙긴다"며 "이 대통령은 제가 지금까지 본 리더 중 가장 얘기를 많이 듣고, 경청하는 분이다.
그래서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풍산그룹을 이끄는 류 회장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 미국 정계와 깊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국내 대표 '미국통' 경제인이다.
그와 한경협은 지난 6월 미국 워싱턴DC 소재 내셔널스파크 구장에서 열린 미국 상·하원 의원 자선야구대회에서 한국기업의 미국경제 기여를 알리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류 회장은 "한경협은 회원사를 위해 서비스를 해야 하는 단체다.
한경협 회장으로서 회원사가 제 개인적 인맥이 필요하다고 하면 소개해주는 등 전폭적으로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회장과 함께 한경협을 이끄는 김창범 상근부회장도 이에 대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등과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가진 경제단체는 우리나라에 한경협이 유일하다"며 "기업들이 관세 협상의 혜택이나 불이익을 볼 당사자들이므로 정부의 협상력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저희가 같이 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G7(주요 7개국)을 G9(주요 9개국)으로 확대하려는 구상이 있는데 한국을 포함하는 논의가 있어 미국 정책당국자나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공감대를 이끌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류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를 인구감소에 따른 경제 규모 축소, 즉 축소경제로 보고 '생산성 제고-AI 활성화', '내수 활성화- 지역 랜드마크 건설', '내수 활성화-2K 바캉스'를 3가지 해법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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