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불청객' 괭생이모자반 대량유입 원인·경로 규명

KIOST 연구팀 분석…서해 북부 수온 높아져 서식환경 조성봄철 북서계절풍·해류 타고 우리나라 연안까지 이동
김상현

입력 : 2025.07.21 10:04:07


바다 불청객 괭생이모자반
[연합뉴스 자료]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우리나라 연안에 대량으로 몰려들어 '바다의 불청객'으로 불리는 괭생이모자반의 유입 원인과 경로가 밝혀졌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괭생이모자반이 2015년 이후 우리나라 남서해역으로 대량 유입된 원인을 규명하고 관련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고 21일 밝혔다.

괭생이모자반은 대량 유입될 경우 해안 생태계뿐 아니라 양식업, 어업, 관광업 등에 피해를 유발한다.

해양환경정보포털에 따르면 예년 기준으로 약 300∼6천t이던 괭생이모자반 수거량이 2015년과 2021년에는 우리나라 남서해역에서 약 1만6천t가량 수거됐다.

KIOST 해양순환기후연구부 서성봉 박사팀은 괭생이모자반이 특정 연도에 대량으로 유입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천리안해양관측위성 1호(GOCI)와 2B호(GOCI-II) 관측자료, KIOST가 자체 개발한 입자 추적 모형을 이용해 이동 경로 등을 분석했다.

태안 연포해수욕장에 밀려온 괭생이모자반
[연합뉴스 자료]

그 결과 2015년 이후 특정 연도에 우리나라로 괭생이모자반이 대량 유입된 주된 원인은 서해 북부 해역에서 기원한 괭생이모자반의 영향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서해 북부 해역 수온이 낮아 서식에 적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서식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고, 이 지역에서 11월부터 다음 해 2월 사이에 떨어져 나온 괭생이모자반이 해류와 북서계절풍을 따라 우리나라 연안까지 이동한 것이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괭생이모자반이 1월에 유입되는 원인도 새롭게 밝혔다.

괭생이모자반은 보통 1월부터 7월 사이에 유입되는데, 4월께 유입되는 괭생이모자반은 중국 저장성으로부터 동중국해 중앙부를 거쳐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1월부터 유입되는 괭생이모자반은 12월에 서해에서 강하게 부는 서풍 영향으로 서해 북부에서 남하하는 군락 중 일부가 서해의 연안 해류를 따라 이동하며 다음 해 1월부터 우리나라 해역에 출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괭생이모자반의 유입 시기와 유입량 등을 과학적으로 예찰·예보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대응 지침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괭생이모자반 덩어리들
[연합뉴스 자료]

joseph@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