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향후 2주에 韓경제 운명달려…관세협상서 내줄 건 내줘야"(종합)
한경협 경영자 하계포럼 기자간담회…"4대그룹 회장 합류 추진""상법 개정 속도 늦춰야…李대통령, 리더 중 가장 경청"
김보경
입력 : 2025.07.21 10:27:39
입력 : 2025.07.21 10:27:39

[한경협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귀포=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은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것을 잘 파악해 협상안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 회장은 지난 18일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 겸해 제주 서귀포시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세 협상 데드라인까지) 앞으로 2주가 제가 볼 때 한국 경제의 운명이 달려있을 정도로 중요하다"며 "트럼프가 원하는 게 뭔지 잘 생각해서 지금은 조금 손해 보더라도 미래를 위해 우리가 줄건 좀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풍산그룹을 이끄는 류 회장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 미국 정계와 깊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국내 대표 '미국통' 경제인이다.
그와 한경협은 지난 6월 미국 워싱턴DC 소재 내셔널스파크 구장에서 열린 미국 상·하원 의원 자선야구대회에서 한국기업의 미국경제 기여를 알리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류 회장은 한경협이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한 번에 다 하는 것보다 부작용이 있으니까 우리 경제를 위해서 페이스를 늦춰가는 게 어떨까 싶다"라며 "저도 저희 회사(풍산그룹) 차원에서 자사주 소각은 찬성한다"고 밝혔다.
내달 회장 취임 2주년을 맞는 류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로 위상이 추락했던 한경협을 제자리로 돌려놓는데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고, 다음 단계로 4대 그룹 회장의 회장단 합류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경협을 맡은 후 2년 동안 어떻게든 단체를 제자리에 가져다 놓기 위해 노력했다"며 "한때 남느냐, 없어지느냐의 고비에 있었지만, 다행히도 국민들이 이제는 한경협을 용서해주시고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민간 경제단체인 한경협은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위상이 급추락했다.
이에 단체는 2023년 한경협으로 이름을 바꿨고, 첫 수장인 류 회장의 지휘 아래 쇄신과정을 밟았다.
그 결과 국정농단 사태 이후 한경협 회비를 내지 않았던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LG 등 4대 그룹이 회원사로 다시 합류했다.
류 회장은 정경유착 재발 방지를 위해 설립한 내부 윤리위원회가 쇄신을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사안은 윤리위를 통과하도록 했고, 그 결과 신규 기업들이 회원사로 많이 들어왔다"며 "이제는 (최근 대법원 무죄판결은 받은) 이재용 회장도 부담이 없으니 4대 그룹 회장이 회장단에 합류하는 것이 다음 단계일듯싶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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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은 진보 정권이었던 문재인 정부 시절 '패싱'에 가까운 수준으로 소외당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더불어민주당 등과 적극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한경협 지도부와 민생경제 간담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류 회장은 "옛날에 차였던 여자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류 회장은 "이 대통령과 저는 안동, 같은 동향이다.
안동 사람들은 고향 사람들을 굉장히 챙긴다"며 "이 대통령은 제가 지금까지 본 리더 중 가장 얘기를 많이 듣고, 경청하는 분이다.
그래서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류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를 인구감소에 따른 경제 규모 축소, 즉 축소경제로 보고 '생산성 제고-AI 활성화', '내수 활성화- 지역 랜드마크 건설', '내수 활성화-2K 바캉스'를 3가지 해법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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