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왕서 아파트왕으로...박화영 인코코 회장 “맨해튼서 예술같은 부동산개발”
임성현 특파원(einbahn@mk.co.kr)
입력 : 2025.07.23 14:18:06
입력 : 2025.07.23 14:18:06
K피플/박화영 인코코 회장 인터뷰
붙이는 매니큐어로 억만장자 반열
5년간 2조 넘는 매출, 7개 계열사로 승승장구
뉴욕 아파트 개발사업으로 다각화 도전
제2 맨해튼 롱아일랜드시티에 초고층콘도 개발
“부침 심한 오피스 대신 안정적 주택개발 집중”
성악가 꿈 접고 대표 한상 기업가로 우뚝
“사업도 예술처럼 창의적, 혁신적으로”
붙이는 매니큐어로 억만장자 반열
5년간 2조 넘는 매출, 7개 계열사로 승승장구
뉴욕 아파트 개발사업으로 다각화 도전
제2 맨해튼 롱아일랜드시티에 초고층콘도 개발
“부침 심한 오피스 대신 안정적 주택개발 집중”
성악가 꿈 접고 대표 한상 기업가로 우뚝
“사업도 예술처럼 창의적, 혁신적으로”
잘나가던 네일과 화장품 사업이 어려워진 것도 아니다. 최근 5년간 누적매출만 2조 2000억원이다. 2004년 첫 론칭 후 미국에 ‘붙이는 매니큐어’ 열풍을 일으켰던 회사는 이제 7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이 됐다. 아마존의 공습도 견뎌내며 탄탄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여럿 거느렸지만 박화영 인코코그룹 회장은 또한번 모험을 선택했다. 그것도 ‘하이 리턴’만큼 ‘하이 리스크’를 짋어져야 하는 부동산개발업이다. 박 회장은 ‘손톱’ 하나로 미국 주류사회에 진입한 대표적 ‘한상(韓商)’이다. 2004년 첫 제품을 선보인 이후 20년 넘게 승승장구다. 획기적인 탈부착 매니큐어를 상품화하기 위해 화학과 엔지니어링을 독학하며 일궈낸 ‘독한’ 자수성가의 대명사다. 자전거가게 직원, 식당 알바 등 안해본 것 없이 밑바닥을 전전하면서도 10년 넘게 매니큐어 개발에 매달린 끝에 관련 특허만 40여개를 냈을 정도다. 지금은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무시 못하는 파트너가 됐다.

‘네일왕’으로 불리는 박 회장은 2020년 팬데믹 위기때 사업 다각화에 눈이 떴다. 뉴욕 맨해튼의 휘황찬란한 오피스 빌딩들이 망해가는 모습을 두눈으로 지켜봤다. 그런데 주택시장만은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지금도 맨해튼 주택시장은 20%가 쇼티지(부족) 상태에요. 맨해튼 동쪽 이스트리버 지역에 또 하나의 맨해튼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그냥 두고 볼 수 없었죠”
든든한 파트너들이 붙었다. 3대째 이어지는 디벨로퍼 ‘타브로스’가 개발 밑그림을 그렸고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부동산금융에 대한 컨설팅을 맡았다. 유력 건설사 ‘챠니’가 시공을 맡는다. 마침 부지의 절반은 박 회장이 코로나 위기가 한창때던 2022년 일본 호텔 체인 ‘도요코인’으로부터 6850만달러에 사들였다.
롱아일랜드시티 코트스퀘어에 들어설 55층짜리 초고층 콘도는 박회장이 점찍은 인코코의 미래다. 사업비만 5억 2500만달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쉬너 가문의 개발업체인 쿠쉬너 컴퍼니도 1억달러를 투자했을 정도다. 인코코는 돈만 대는 LP(출자사)에 그치지 않고 GP(운용사) 역할을 도맡는다. 인코코 지분만 40%다. 총 636세대로 이달말 착공에 들어간다. 박 회장은 “상가건물은 이미 임대가 모두 끝나 완판됐다”며 “뉴욕 최대 피트니스 체인인 ‘첼시 피어스’가 30년 임대차 계약으로 입주하고 유기농 마켓 홀푸드가 15년간 입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코드스퀘어는 7개 지하철 노선이 교차하는 교통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맨해튼, 퀸즈, 브루클린을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갖고 있다. 분양 수입만 9억 6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은 부동산개발업 진출 5년만에 뉴욕 주택시장의 ‘큰손’이 됐다. 2020년부터 추진해온 개발 프로젝트만 이번 콘도 사업을 포함해 브루클린177세대 아파트, 첼시지역에 위치한 복합상가 등 5개다. 자산가치만 2조원이 넘는다.
네일 사업의 성공 공식이었던 ‘한우물’ 지론은 부동산개발에서도 유효하다. 박 회장은 “다른 지역, 다른 부동산은 관심없다”며 “내가 가장 잘알고 가장 유망한 맨해튼을 포함한 뉴욕 주택에만 투자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처럼 임대주택을 섞는 최적의 개발조합까지 고안해 당국으로부터 용적률 인센티브를 따내며 최고의 수익성을 기대하고 있다. 박 회장은 “맨해튼은 이제 가격 비싼 구도심이 돼버렸다”며 “월 렌트비로 맨해튼은 최소 3000달러 이상이지만 이곳은 2000달러 수준으로 분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직도 긴 머리를 트레이드마크로 삼는 박 회장이다. 1984년 세계적인 성악가의 꿈을 안고 뉴욕에 발을 디딘지 40년이 지났지만 음악가로서 그 창의성은 고스란히 기업가의 DNA가 됐다.

“사업도 예술처럼 하자는 의미죠. 굉장히 창조적이고 플렉서블하고 정확해야 하는게 음악입니다. 사업도 마찬가지에요. 음정, 박자 놓치면 꽝인 것처럼 사업도 정확하고 혁신적이어야 합니다. 한발 더나아가 예술처럼 감동을 주는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요.”
세계적 성악가의 꿈은 접었지만 미국 주류 기업가로서의 목표는 어느 정도 완수한 셈이다. 한국과 미국에 거액의 기부를 이어가며 성공한 기업인으로서 ‘훈장’도 받았다. 2018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봉사상을 받았고 2021년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공로상을 받았을 정도다.
지금도 박 회장은 매년 직원 수천명이 참석하는 인코코 워크숍때 멋드러진 성악을 직원들에게 선사한다. 그는 “새로운 창의력이 없어지고, 창의적 마인드가 사라지면 내 사업 인생도 그날로 멈추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사업가로 성공가도를 달리다보니 최근에는 자서전을 써보라는 부추김이 많단다. 혹한 것도 잠시, “아직 아버지 인생은 진행형이잖아요”라는 아들의 한마디에 접었다. 실제 그의 비즈니스 ‘버킷리스트’에는 아직도 못다한 도전이 즐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