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픽' 유나이티드헬스 다우지수서 비중 11위 차지 애플·엔비디아보다 영향 커 美 건강보험 사기 의혹으로 올해 주가 44% 곤두박질치자 나스닥 9% 오를때 다우 5%↑
올해 뉴욕 증시 3대 지수 중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보다 부진한 것은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비중이 크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유나이티드헬스는 다우지수에서 엔비디아나 애플보다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올해 들어 44% 폭락했다.
25일(현지시간) 기준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연초 대비 각각 9.48%, 8.86% 상승했다. 반면 다우지수는 5.92% 오르는 데 그쳤다.
국내 투자자가 연초 다우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였다면 여전히 손실권이다. 실제로 'TIGER 미국다우존스30' ETF는 올해 원화값 상승으로 인한 환손실이 겹쳐 연초 대비 1.07% 하락했다. 같은 조건에서 환손실을 본 국내 S&P500·나스닥100지수 추종 상품들이 플러스 수익률인 것과 대비된다.
다우지수 부진의 원인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다. 연초 뉴욕증권거래소에서 504.51달러에 거래됐던 유나이티드헬스는 이달 25일 281.06달러까지 떨어져 44.29% 하락했다.
최근 주가는 지난 5월 15일에 기록한 연중 최저 종가 274.35달러에 근접한 상태다.
이 기업의 비중은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1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우지수 종목 중 11번째로 주가가 높기 때문이다. 주가와 기업 규모가 비례하는 것이 아닌데도 다우지수는 이 같은 가격 가중 산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헬스의 다우지수 비중은 애플(213.88달러·18위)과 엔비디아(173.5달러·19위)보다도 높다. 마찬가지로 다우지수의 시가총액 22위와 28위 기업인 캐터필러와 셔윈윌리엄스는 주가가 높다는 이유로 각각 지수 비중 순위 3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구성 종목 전반의 흐름을 대변하지 못하는 다우지수의 가격 가중 산출 방식이 지적된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을 택해 대형주 흐름을 잘 반영하는 반면, 다우지수는 1896년에 채택한 가격 가중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지수 왜곡이 심하다는 것이다.
다우지수에서 유나이티드헬스를 제외했다면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의 올해 상승률을 넘어설 수 있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 23개 기업이 올해 주가가 올랐을 정도로 지수 전반적으로는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이다. 재러드 블리크레 야후파이낸스 분석가에 따르면 이달 23일 기준으로 유나이티드헬스를 제외한 다우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9.97%로 나타났다.
연초 유나이티드헬스의 다우지수 내 비중이 2위였던 만큼, 유나이티드헬스가 가한 하락 압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서학개미가 많이 사들인 종목이기도 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23일 기준으로 유나이티드헬스를 3억6974만달러(약 512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서학개미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유나이티드헬스의 저가 매수를 노리고 3억4798만달러(약 4790억원)어치 사들인 바 있다.
그러나 서학개미들의 반등 기대는 약 두 달째 좌절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문제가 된 유나이티드헬스의 공적 건강보험 메디케이드 관련 사기 의혹은 최근 법무부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나이티드헬스가 환자의 건강 상태를 실제보다 심각하게 보고해 정부에 더 높은 보험금을 청구한 혐의다.
29일로 예정된 올 2분기 실적 발표에 대해서도 비관론이 팽배하다. 전문가들의 2분기 유나이티드헬스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보다 28% 감소한 4.9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