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zine] 다시 돌아온 일본 여행 ②
규슈에서 찾은 한국
성연재
입력 : 2023.01.12 08:00:07
입력 : 2023.01.12 08:00:07
(후쿠오카·오이타=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일본에서 한국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아온 곳 가운데 하나가 규슈다.
일본어로 질문을 했더니 더듬거리는 한국말로 대답하는 일본 젊은이들도 많았다.
규슈에는 한국 영향을 받은 요소가 매우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음식이다.
시원한 국물에 쫄깃한 곱창을 넣어 먹는 일본식 전골 모츠나베와 명란젓 등이 유명하다.
규슈에서 만난 일본인들은 여전히 친절했고, 한국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다자이후텐만구 입구 [사진/성연재 기자]
◇ 한국인들로 붐비는 유후인 후쿠오카로 돌아오기에 앞서 오랜만에 오이타현의 유명 관광지 유후인에 들렀다.
유후인은 특히 한국인들의 겨울 여행지로 주목받던 곳이다.
대부분의 패키지 여행객들이 당일치기로 잠시 들르는 유후인은 사실 알고 보면 일본의 대표적인 온천 지역이다.
뜨끈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온천 료칸들이 많다.
이곳이 큰 인기를 끈 것은 유후다케 산자락에 자리 잡은 긴린코 호수 덕분이다.
유후인 마을 한쪽에 있는 긴린코 호수는 아침에 주변으로 자욱한 물안개가 피어올라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호수를 유영하는 물고기 비늘이 석양에 비칠 때 금색으로 보인다고 해서 긴린코(金鱗湖)라는 이름을 얻었다.
석양은 아니었지만, 물가를 지나치는데 때마침 금빛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이 보였다.

유후인 거리에서 음식을 먹는 일본인 관광객들 [사진/성연재 기자]
인근에 있는 아기자기한 잡화점과 공예품점, 갤러리와 찻집 등은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곳이다.
2019년에는 '노재팬' 영향으로 한때 "한국인들이 거의 찾지 않는다"는 르포 기사가 쏟아지던 대표적인 장소 가운데 하나다.
좁은 인도를 따라 형성된 먹거리 가게를 지나치다 보니 한국말이 계속 들렸다.
행인 절반이 한국인처럼 느껴질 정도로 한국인 관광객이 많았다.
경남 의령에서 온 한국인 관광객 백옥영 씨는 "일본 여행을 처음 왔는데 한국인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호숫가의 인도교 위에서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던 일본인 여성 오가사와라 유 씨의 모습이 보기 좋아 사진 촬영을 요청했더니 흔쾌히 모델이 돼 줬다.
그는 영어로 한 질문에 놀랍게도 한국말로 대답했다.
K-POP과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 대학교에서 2년간 공부를 했다고 한다.
도쿄의 IT 회사에서 일하는 그는 주말을 이용해 친구들과 규슈로 여행을 온 터였다.
그는 K-POP 스타 샤이니 팬이라고 했다.
대학교 때 한국에서 온 유학생 친구들도 많다고 전했다.

다자이후텐만구 앞에서 맛본 디저트 [사진/성연재 기자]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스모츠'(すもつ)라는 곱창 초절임이었다.
곱창을 식초에 절인 음식이어서 느끼함을 없애고 상큼하고 고소한 느낌을 줬다.
소나 돼지, 닭 등의 내장을 정성스럽게 삶아 특유의 '폰즈 소스'를 발라 먹는 후쿠오카 음식이다.
특히 이 폰즈 소스는 감귤류 과즙과 식초를 섞은 것으로 매우 새콤달콤하다.
한마디로 맥주를 부르는 맛이다.
후쿠오카를 다시 찾을 이유를 찾는다면 이 스모츠와 폰즈 소스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3년 1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끝)
일본어로 질문을 했더니 더듬거리는 한국말로 대답하는 일본 젊은이들도 많았다.
규슈에는 한국 영향을 받은 요소가 매우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음식이다.
시원한 국물에 쫄깃한 곱창을 넣어 먹는 일본식 전골 모츠나베와 명란젓 등이 유명하다.
규슈에서 만난 일본인들은 여전히 친절했고, 한국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다자이후텐만구 입구 [사진/성연재 기자]
◇ 한국인들로 붐비는 유후인 후쿠오카로 돌아오기에 앞서 오랜만에 오이타현의 유명 관광지 유후인에 들렀다.
유후인은 특히 한국인들의 겨울 여행지로 주목받던 곳이다.
대부분의 패키지 여행객들이 당일치기로 잠시 들르는 유후인은 사실 알고 보면 일본의 대표적인 온천 지역이다.
뜨끈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온천 료칸들이 많다.
이곳이 큰 인기를 끈 것은 유후다케 산자락에 자리 잡은 긴린코 호수 덕분이다.
유후인 마을 한쪽에 있는 긴린코 호수는 아침에 주변으로 자욱한 물안개가 피어올라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호수를 유영하는 물고기 비늘이 석양에 비칠 때 금색으로 보인다고 해서 긴린코(金鱗湖)라는 이름을 얻었다.
석양은 아니었지만, 물가를 지나치는데 때마침 금빛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이 보였다.

유후인 거리에서 음식을 먹는 일본인 관광객들 [사진/성연재 기자]
인근에 있는 아기자기한 잡화점과 공예품점, 갤러리와 찻집 등은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곳이다.
2019년에는 '노재팬' 영향으로 한때 "한국인들이 거의 찾지 않는다"는 르포 기사가 쏟아지던 대표적인 장소 가운데 하나다.
좁은 인도를 따라 형성된 먹거리 가게를 지나치다 보니 한국말이 계속 들렸다.
행인 절반이 한국인처럼 느껴질 정도로 한국인 관광객이 많았다.
경남 의령에서 온 한국인 관광객 백옥영 씨는 "일본 여행을 처음 왔는데 한국인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호숫가의 인도교 위에서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던 일본인 여성 오가사와라 유 씨의 모습이 보기 좋아 사진 촬영을 요청했더니 흔쾌히 모델이 돼 줬다.
그는 영어로 한 질문에 놀랍게도 한국말로 대답했다.
K-POP과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 대학교에서 2년간 공부를 했다고 한다.
도쿄의 IT 회사에서 일하는 그는 주말을 이용해 친구들과 규슈로 여행을 온 터였다.
그는 K-POP 스타 샤이니 팬이라고 했다.
대학교 때 한국에서 온 유학생 친구들도 많다고 전했다.

다자이후텐만구 앞에서 맛본 디저트 [사진/성연재 기자]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스모츠'(すもつ)라는 곱창 초절임이었다.
곱창을 식초에 절인 음식이어서 느끼함을 없애고 상큼하고 고소한 느낌을 줬다.
소나 돼지, 닭 등의 내장을 정성스럽게 삶아 특유의 '폰즈 소스'를 발라 먹는 후쿠오카 음식이다.
특히 이 폰즈 소스는 감귤류 과즙과 식초를 섞은 것으로 매우 새콤달콤하다.
한마디로 맥주를 부르는 맛이다.
후쿠오카를 다시 찾을 이유를 찾는다면 이 스모츠와 폰즈 소스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3년 1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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