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찍혔으니 조심해” 이런 경고 한국선 못해…외국계 빅테크 독과점 어쩌나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입력 : 2024.09.09 23:13:59 I 수정 : 2024.09.10 09:14:38
공정위 플랫폼법, 결국 반쪽짜리로


[사진 = 연합뉴스]
거대 온라인 플랫폼기업의 반칙행위 차단을 위한 규제 도입에 나섰던 정부가 한발 물러섰다. 새로운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 제정을 접고, 기존의 공정거래법을 고쳐서 대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위법행위를 미리 예방하고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도입하기로 했던 대규모 플랫폼 ‘사전 지정’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에 위법행위 적발시 제재를 엄중히 하는 ‘사후 추정’으로 제재의 무게중심을 옮겼다.

플랫폼 기업들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긴하지만 한국 경쟁당국의 해외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실효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9일 공정위는 이런 내용의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 입법방향’을 발표하고 당정협의회에 보고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독과점 플랫폼이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저지하거나 시장에서 몰아내는 반경쟁행위가 여전히 빈번하다”며 “변화 속도가 빠른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 폐해에 신속·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대상은 중개·검색·동영상·SNS·운영체제·광고 등 6개 분야의 거대 플랫폼이다. 이들에겐 4대 경쟁제한행위를 금지한다. 자사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여러 플랫폼 동시사용) 제한, 최혜대우 요구를 하면 더 큰 제재를 가한다. 이들에겐 불법 행위로 번 매출의 최대 8%를 과징금으로 부과하고, 제재 절차가 끝날 때까지 해당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임시중지명령’도 내릴 수 있다. 또 4대 행위에 대해선 혐의가 적용된 사업자가 경젱제한성이 없다고 입증책임을 지도록 했다.

다만 예고했던 ‘사전지정제’는 결국 빠졌다. 당초엔 미리 지배적 플랫폼을 지정해 공표한 뒤 현미경 감시를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 조항은 빠졌고 위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거대 플랫폼이라고 지정하는 ‘사후 추정’으로 바뀌었다. 한기정 위원장은 “ 주기적 실태조사를 통해서 신속한 (사후)추정을 하게 돼 법 집행의 신속성 ·효과성을 상당 수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안팎에선 향후 강화된 제재를 받는 기업으로 네이버·카카오와 구글·애플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외국계 빅테크에 대한 실효성 있는 조사가 될 것인지 여부다. 외국계 조사는 현실적으로 더디고 국내 기업이 집중 타깃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신동열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과거 해외기업 퀄컴에 대한 제재에서 보듯 해외기업이라고 해서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제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고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9.17 13:30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