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절반 실적 '먹구름'… 반도체 기대도 꺾여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입력 : 2024.09.16 17:41:25
3분기 영업익 추정치 떨어져
YG엔터 실적 71%하락 예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뚝'
하반기 증시 투자심리 악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적 전망 하락 폭이 크지는 않지만 실적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컨센서스 추정 기관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48곳 중 121곳(48.8%)의 실적 추정치가 한 달 전보다 낮아졌다.

특히 YG엔터테인먼트는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 38억원에서 11억원으로 71.7%나 감소해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블랙핑크의 활동 공백이 길어지면서 저연차 아티스트에 대한 비용 부담이 늘어난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영업이익 추정치가 크게 줄어든 곳은 카카오게임즈(46.6%), 모두투어(34.1%), 엔씨소프트(31.5%) 등이 있다.

반도체 기업 전반에 대한 이익 기대치가 낮아지는 가운데 대장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13조6606억원에서 12조7424억원으로 6.7% 줄었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인 전망치도 0.3% 낮아졌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HPSP, 이오테크닉스, 하나머티리얼즈 등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목표가를 낮춘 바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팀장은 "인공지능(AI) 지출은 여전히 강하지만 전통적인 스마트폰과 같은 디바이스 수요가 개선되지 않고 있고 2023년 공급과잉 때 산 가격에 재고를 축적한 고객은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대형주 중에서는 현대차(-0.1%), LG화학(-4.6%), S-Oil(-5.3%)의 영업익 전망이 어두워졌다.

한편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승한 기업은 86곳(34.7%)이며 이중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가장 큰 폭의 상승률(800%)을 보였다. 한글과컴퓨터(34.4%), SK스퀘어(30.8%), 크래프톤(28.8%) 등도 영업이익 추정치가 대폭 올랐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치의 변동성이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실적 모멘텀이 둔화될 때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반도체 실적 모멘텀이 둔화로 방향을 틀면서 코스피 실적 전망치도 하향으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상장사의 3분기와 연간 실적이 전년 대비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임에도 투자 심리가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현재 형성되어 있는 실적 컨센서스에 대한 달성 여부인데 AI 과잉 투자에 대한 우려, 경기선행지수 기준 경기둔화 국면 진입 등을 고려했을 때 달성 가능성은 낮다"며 "앞으로는 전방 수요 둔화 가능성이 높아 물가와 금리가 모두 하락하는 국면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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