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2013년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대위변제액)이 8조5000원을 넘어선 가운데, HUG가 돌려받은 금액은 2조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수 못한 6조5000억원정도를 국민 혈세로 메워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도 있는 상황이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손명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대위변제 및 회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세입자에게 전세금 반환을 요청받아 HUG가 내어준 대위변제액은 총 8조511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회수금은 1조9271억원으로 전체의 23% 수준으로, 미회수 상태인 대취변제액이 6조5848억원에 달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때 HUG는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지급하고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이를 회수한다.

올해 1∼8월 대위변제액은 2조7398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8억원)보다 36% 늘었지만, 회수율은 8%에 그쳤다.

2015년 1억원에 불과했던 대위변제액은 2016년 26억원, 2017년 34억원, 2018년 583억원, 2019년 2837억원,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41억원, 2022년 9241억원으로 해마다 빠르게 증가했다. 전세사기 피해가 전국 곳곳에서 확인된 작년에는 3조554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해 대위변제액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우려되는 반면, 대위변제액 증가 추세에도 전세보증금반환보증 회수율은 매년 하락하고 있다.

2017년까지는 회수율 100%를 달성했지만, 이후 2018년 95%, 2019년 91%, 2020년 74%, 2021년 52%, 2022년 29%, 2023년 15%, 2024년 8월 현재 8% 등으로 낮아졌다. 2017년 이후 약 7년만에 회수율이 92%나 급감한 셈이다.

손명수 의원은 “전세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전세 사기범 지원 제도로 전락했다”면서 “이는 2017년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담보인정비율이 100%로 상향되면서 전세보증이 악성 임대인의 무자본 갭 투기 수단으로 악용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이어 “지금이라도 근본적인 제도개선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