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보릿고개에 몸집 줄이는 기업들…기업경기 전망도 '먹구름'

입력 : 2024.09.30 17:01:08



【 앵커멘트 】

고물가와 경기 침체 현상이 이어지면서, 우리 기업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섰습니다.


단기간에 효과적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한 인원 감축에 돌입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스튜디오에 나와있는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조문경 기자,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최근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에 나서는 기업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SK그룹의 배터리 제조 기업, SK온이 최근 출범 이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는데요.



아울러 자기개발 무급휴가 제도도 함께 진행될 방침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SK온은 모든 임직원에게 이 같은 내용을 공지했는데요.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는 지난해 11월 이전 입사자입니다.




SK온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연봉의 50%와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인데요.



무급휴직 대상자에게는 학위 과정에 진학할 경우 학비의 50%를 지원합니다.




또한 이후 직위를 취득하고 복직하면, 나머지 50%까지 지급할 예정입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하면서, 적자 상황이 이어지자 비용 감축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됩니다.




【 앵커멘트 】

SK온 외에도 SK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역시 경영효율화에 돌입했죠.

핵심계열사인 SKT도 파격적인 조건의 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SKT가 희망퇴직 조건에 직원 1인당 최대 3억 원의 위로금을 내걸었습니다.




기존에는 2년간 유급 휴직 후 기본 퇴직금에 위로금 5천만 원을 추가로 수령할 수 있었는데요.



SKT 직원 평균 연봉이 약 1억5천만 원에 달하는 고임금 구조여서 희망자가 많지 않자, 위로금을 대폭 늘린 겁니다.




최근 AI 등 신사업 투자에 힘쓰고 있는 데다 꾸준히 흑자를 내고는 있지만, 실적 성장세가 정체되자 효율화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 앵커멘트 】

네, 대대적인 사업 개편에 나선 SK그룹이 인원 조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유통업계에도 인원 감축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신세계그룹이 SSG닷컴에 이어 G마켓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한다고요?



【 기자 】

네, 전자상 거래플랫폼인 G마켓이 신세계그룹 계열사로 편입되고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합니다.




신청 대상은 근속 2년 이상 정규직 직원인데요.



대상자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에 특별 위로금으로 월 급여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이 지급됩니다.




아울러 전문 위탁기관을 통해 재취업과 창업을 지원하고, 희망퇴직이 승인된 직원은 최대 2개월의 무급 휴직도 신청할 수 있는데요.



최근 3년간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고강도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 7월 SSG닷컴의 희망퇴직도 시행했는데, 이때 수십 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통가의 희망퇴직은 지난해 말부터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데요.



롯데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지난 6월 근속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이마트는 지난 4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습니다.




11번가 역시 지난해 말과 올해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시행했습니다.




【 앵커멘트 】

업종을 가리지 않고 산업계 전반적으로 기업들이 비용 감축에 힘쓰는 모습인데요.

금융업계도 채용 규모를 대폭 줄이며, 인력 효율화 작업에 들어갔죠?



【 기자 】

네,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은행권도 인력 축소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달 기준 올해 5대 시중은행의 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30% 줄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직원 뿐만 아니라 지점 역시 감소하는 추세인데요.



줄어드는 기업 공개채용 시장에서 최후의 보루로 꼽히던 은행권 마저 취업문을 좁히고 있는 겁니다.




업권을 가리지 않고 고용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용의 질 역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의 기간제 근로자들이 올해 128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10만7천 명 증가했습니다.




소속 근로자 중 기간제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7.0%로 1.3%포인트 늘었는데요.



대기업 내에서 계약기간을 정하지 않은 정규직 근로자보다 기간제 근로자 수의 증가 폭도 더 컸습니다.




【 앵커멘트 】

고용 시장 상황이 점차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가운데, 기업들의 체감 경기와 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고요?



【 기자 】

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알 수 있는 지표가 석 달 연속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는 지난달보다 1.3포인트 하락한 91.2로 집계됐는데요.



이 지수는 지난 7월 95.1로 다섯 달 만에 하락 전환한 뒤 석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요국들의 경기둔화 우려 영향으로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체감 경기가 모두 나빠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인데요.



기업들이 전망하는 경기실사지수인 BSI 지수 역시 31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하회하고 있는데요.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다음달 BSI 전망치는 96.2를 기록했습니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적, 100보다 낮으면 전월 대비 부정적으로 경기를 전망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인데요.



실제로 기업 경기는 당분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잠시 전문가들 의견 듣고 오시죠.



▶ 인터뷰(☎) : 주원 /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수출 증가세가 약화되는 모습이고 내년도 세계 경제가 그렇게 높은 성장률을 보이지 못한다…해외시장도 불확실성이 존재하거든요. 내수시장도 사실은 기업들이 아주 긍정적으로 보긴 어려운 측면들이…기업들이 앞으로 경제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갖기 좀 어려워보입니다.
"



▶ 인터뷰(☎) : 하준경 /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 "내년 성장률 자체는 올해보다 좀 낮아질 가능성도 있고요. 지금 수출도 조정될 수 있고 내수는 정부는 올라온다고 이야기 하지만 체감하기 쉽지 않아서요. 내년도 좋은 환경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주요국들의 경기 침체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경영 효율화 조치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 앵커멘트 】

네, 잘 들었습니다.




[조문경 기자 /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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