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파나소닉·브리지스톤, 차례로 IOC 후원 계약 종료

장현구

입력 : 2024.10.03 10:32:34


2014년 IOC와 후원 계약 당시 쓰야 마사아키 브리지스톤 회장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일본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도요타 자동차, 파나소닉, 브리지스톤이 차례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후원 계약을 종료했다.

3일(한국시간) AP 통신과 AFP 통신에 따르면, 타이어 제조업체인 브리지스톤은 모터스포츠 후원에 집중하고자 올림픽·패럴림픽 후원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끝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브리지스톤은 "스포츠를 통한 더 나은 세계와 패럴림픽 종목을 아우른 포용의 세계를 건설하겠다는 IOC의 목표를 높이 신뢰한다"면서도 "타이어 제품이 기량 향상과 운전 혁신, 광범위한 가치 형성에 직접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모터스포츠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올림픽·패럴림픽 후원 중단 사유를 설명했다.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와 음향·영상기기 기업인 파나소닉, 브리지스톤은 15개 굴지의 글로벌기업으로 구성된 IOC의 최상위 등급 올림픽 공식 후원사 TOP(The Olympic Partner) 중 하나였으나 2024 파리 올림픽이 끝난 뒤 마치 약속한 것처럼 IOC를 떠났다.

분야별로 하나씩 선정된 TOP 기업은 올림픽·패럴림픽 기간 IOC의 독점 마케팅 권한을 행사한다.

IOC 재정 유지의 돈줄 노릇을 해온 일본 기업이 결별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AFP 통신과 AP 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불운으로 끝난 2020 도쿄 올림픽과 올림픽을 보는 젊은 시청자의 감소가 후원 종료 사유라고 전했다.

도쿄 올림픽은 지구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예정보다 1년 늦은 2021년에 개최됐다.

그마저도 사실상 관중이 없는 상태로 치러졌다.

올림픽이 늦게 열리면서 후원 기업들의 비용은 증가했고, 관중 없이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기업들은 후원 효과도 누리지 못했다.

게다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의 뇌물 스캔들마저 불거져 일본 기업의 관심도는 더욱 떨어졌다.



일본 도요타, 2015년 IOC와 10년간 후원 계약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8월 말 가장 먼저 후원 계약 종료 의사를 비친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은 IOC의 목표와 회사의 비전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올림픽이 점점 정치적으로 변했으며 과연 선수들을 진정 우선으로 대우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도요타 그룹은 IOC 후원 계약을 끝내는 대신 패럴림픽은 계속 지원하며 올림픽과 패럴림픽 출전 선수를 개별 후원하겠다고 약속했다.

1987년부터 37년간 IOC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파나소닉은 "경영 환경과 사업 변화에 따라 바람직한 자세를 검토했다"며 스폰서 계약 종료 이유를 두루뭉술하게 밝혔다.

전문가들은 파나소닉에서 음향·영상 기기 사업 비중이 작아져 올림픽 후원으로 얻는 효과가 감소했기 때문에 IOC와 계약을 파기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오사카부에 있는 파나소닉 공장
[교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도요타, 파나소닉, 브리지스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무선·컴퓨팅 분야), 코카콜라, 알리안츠, 인텔, 딜로이트, 비자 등 15개 TOP 기업은 지난 4년간 IOC에 20억달러(약 2조6천490억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후원했다.

다음 4년 동안의 TOP 후원 액수는 30억달러(3조9천735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기업의 후원 종료로 IOC가 새 돈줄을 찾고자 중동과 인도 기업으로 시선을 돌릴 것이라고 AP 통신은 예상했다.

cany9900@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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