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캐피탈 연체율 불안한데…업계 부실채권 공동매각 무산

51개사 중 10곳이 연체율 10% 넘어…"건전성 관리 필요"
채새롬

입력 : 2024.10.13 07:14:00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캐피탈업계가 건전성 개선을 위해 추진했던 부실채권 공동매각이 무산됨에 따라 중소 캐피탈사의 건전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캐피탈사의 개인 무담보 부실채권을 모아 공동매각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최근 참여사와 참여 규모가 줄어들면서 공동매각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협회는 당초 캐피탈사의 연체 채권을 최대 5천억원 규모로 모아 지난달 말까지 NPL(부실채권) 투자 전문 회사에 공동매각을 할 계획이었다.

6월 업계 설명회와 자문사 선정 등을 거쳐 카드사 1곳과 캐피탈사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이후 카드사와 대형 캐피탈사 등이 참여 의사를 철회했다.

9월 중순 이후에도 캐피탈사 2곳이 마지막까지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매각 규모가 수백억원대로 작아지면서 공동매각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NPL사는 주로 1천억원 이상 규모로 매입하는데, 매각 규모가 작을수록 협상력이 떨어진다.

공동매각이 무산된 이유는 가격 눈높이 차이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현재 시장이 매수자 우위여서 NPL 매입사에서 제시한 매입 가격이 캠코에 매각하는 것보다 가격적인 메리트가 크지 않다"며 "건전성이 아직 양호한 상황이어서 당장 NPL사에 매각할 유인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3개월 넘게 준비했던 이번 매각이 무산되면서 당분간 협회 차원의 공동 매각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매각이 무산됨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중소형 캐피탈사의 건전성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캐피탈사 연체율은 1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중소형 캐피탈사 위주로 자산건전성이 악화하는 상황이다.

2분기 말 기준 캐피탈사 51곳 중 10곳의 연체율이 10% 이상이고, 연체율이 30%가 넘는 곳도 4곳이나 된다.

저축은행 계열 캐피탈사인 웰컴캐피탈(34%)과 OK캐피탈(16%)의 연체율도 높은 편이다.

캐피탈사에 적기시정조치가 부과될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은 앞서 A캐피탈사에 대해서도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해 종합등급 4등급을 결정하고 금융위에 통보했다.

종합등급이 4등급으로 나오면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캐피탈사 전반으로는 연체율이 안정적"이라며 "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중소 캐피탈은 좀 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말 문제가 되는 업체는 부실채권을 매각할 것이 아니라 상각해야 하는데, 유동성이 부족한 곳이 많아 사면초가인 상황"이라며 "최대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srcha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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