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없다" 로보택시 실망감에 주가 9% 하락, 시총 10위 밖 리튬株 SQM·앨버말도 매도세 우버·리프트, 안도감에 급등 LG엔솔 등 국내 관련주 살얼음
'서학개미 최다 보유 종목' 테슬라가 로보택시 행사를 기점으로 매도세에 휩쓸려 미국 시가총액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장밋빛 희망 외에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월가 혹평이 잇따른 가운데 투자자들은 오는 23일 회사가 발표할 2024년 3분기(7~9월) 실적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로보택시를 발표한 직후인 지난 11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8.78% 급락해 217.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 영향으로 테슬라 시총은 6957억달러(약 940조2385억원)로 감소했고,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8392억달러)에 10위를 내줬다.
테슬라 시총이 7000억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처음이다.
앞서 10일 열린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운전대와 페달 없이 무인 운행되는 로보택시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후 월가 주요 투자사들은 앞다퉈 테슬라에 대해 기존의 낮은 목표주가를 유지한다는 내용의 메모를 냈다.
로스캐피털과 HSBC는 테슬라 목표가를 각각 85달러, 124달러로 유지했는데 이는 현재 대비 각각 156%, 76% 급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테슬라 주가는 이달 1일까지만 해도 전기차 인도 호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한 달 동안 20% 넘게 뛰었고, 시총 9위에 오른 바 있다.
다만 이후 공개된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았고 로보택시 행사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달 2~11일에 15% 넘게 떨어져 그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로보택시는 자율주행기술을 접목한 공유 승차형 택시로 테슬라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아 왔다.
미국 투자사 제프리스 측은 11일 '우리는 전혀 감동받지 못했다'는 제목으로 된 보고서에서 "테슬라는 자율주행 3단계 기술을 입증하지 못했고 미래 실적과 관련해 로보택시를 얼마나 시중에 낼 수 있는지 수치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3~5단계를 본격적인 '자율주행차'로 보는데 이 중 레벨3는 운전자가 비상 상황에만 개입하는 수준이다.
혹명이 쏟아진 가운데 테슬라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로스 거버 거버가와사키웰스 공동설립자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테슬라는 이미 제값을 받기 힘들고, 비교 우위가 사라진 지 오래"라고 12일 지적했다.
로보택시 행사 이후 국내외 테슬라 관련주 주가는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11일 뉴욕 증시에서 승차 서비스 업체 우버와 리프트 주가는 각각 10.81%, 9.59% 뛰었다.
존 콜란투오니 제프리스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우버가 로보택시의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면서 "우버는 구글 웨이모와 GM 크루즈 등 테슬라 외에 다른 기업들의 자율주행기술과 자사 공유 택시 사업을 접목할 애플리케이션을 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이날 언급했다.
반면 같은 날 북미 최대 리튬기업 앨버말과 남미 리튬기업 SQM 주가는 각각 0.91%, 3.41% 하락했다.
국내 증시는 최근 주가가 뛰었던 2차전지 기업들 주가 향방이 우선 관심사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삼성SDI, 에코프로 등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11일을 기준으로 한 달 새 12.18% 올라 거래소 테마지수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호실적 전망과 로보택시 기대감에 국내 2차전지가 올랐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로보택시 행사에서 '모델2' 등 저가 전기차 출시 계획도 충분히 나오지 않는 등 투자 기대를 만족할 만한 소식이 부족했던 만큼 국내 관련주도 단기적인 부침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주가 향방도 관심사다. 현대차는 주력 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진 웨이모에 공급한다는 내용으로 자율주행차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이달 4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