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겨울론' 주장했던 모건스탠리
SK하이닉스 최대실적에 머쓱
1만원 상향, 비중축소는 유지



지난달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대폭 낮췄던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이후 당시 전망이 잘못됐다고 인정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25일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리뷰 보고서에서 "주가 전망이 단기적으로는 틀렸으나 메모리 사이클 피크아웃에 대해선 틀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목표가는 13만원으로 1만원 올리는 데 그쳤고 투자의견도 '비중 축소'를 유지했다.

올 3분기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거두면서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의 견조한 수요가 부진했던 반도체 업황을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15일 '겨울이 오고 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올해 4분기 D램 업황이 고점을 찍을 것이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역시 공급 과잉 가능성이 있다고 한 의견을 일부 수정한 것이다.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늘어 D램 매출 역시 4분기에 크게 올라갈 것으로 봤다. 보고서를 쓴 숀 킴 연구원은 "이번에는 다를 수 있지만 범용 메모리 시장은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의 주당순이익(EPS)을 2025년과 2026년에 대해선 기존보다 각각 4%, 20% 올렸다.

모건스탠리의 전망이 크게 빗나간 것은 SK하이닉스 주가에서 HBM이 차지하는 영향력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10%에서 3분기엔 30%로 크게 늘었다. 글로벌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 방향성이 AI 밸류체인에 속하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상황에서 HBM의 선도주자인 SK하이닉스는 범용 반도체 업황 부진에서 자유롭다.

외국인도 33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5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이날 SK하이닉스 종가는 전일 대비 1.41% 오른 20만1000원으로 '20만닉스'에 복귀했다.

[김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