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지게 먹는 것보단 대접받는 기분이 좋다”…흑백요리사에 살아나는 파인 다이닝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internet.com)

입력 : 2024.10.28 16:40:26
서울시, 안성재 셰프 미식행사 10초만 마감
재계도 관심…레스토랑 개점 준비
주방도구·접시 등 ‘홈쿡템’도 덩달아 인기


오는 11월 3일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리는 안성재 셰프의 특별 코스 예약 페이지. 현재 빈자리 알림 신청까지 마감됐다.[사진=캐치테이블 앱 캡처]


“뭐야 서버 터졌잖아.”

28일 오후 2시, 식당 예약 플랫폼 캐치 테이블은 일순간 서버가 마비됐다. 이날 서울시가 주최하는 ‘파인 다이닝’ 행사를 150명 선착순으로 참가 예약을 받자 일어난 일이다.

이 행사는 넷플릭스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 심사위원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안성재 셰프가 특별한 코스 요리를 제공한다고 알려져 사전 예약 전부터 시민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특히 1인당 가격이 4만원으로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파인다이닝의 금액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 속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다.

예약 페이지는 순간적으로 40만명이 넘는 예약자가 몰렸고, 약 10초 만에 모든 자리가 마감됐다. 현재 ‘빈자리 알림’ 신청까지 마감된 상태다.

지난 8일 종영한 흑백요리사의 인기가 파인 다이닝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흑백요리사 방영 한 주 만에 파인다이닝 예약 증가율은 직전 주보다?150%가 뛰었다. 흑백요리사 우승자는 물론 방송에 출연한 셰프들의 레스토랑에도 예약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파인다이닝은 최상의 서비스로 고급 요리를 제공하는 식당으로, 1인 식사 비용이 수십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비용 만큼이나 진입장벽이 높아 고물가 시대 파인다이닝의 인기가 사그라들었으나 흑백요리사가 또 다시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흑백요리사 방영 이후 처음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 방문했다는 A씨는 “비용이 높은 만큼 가기 전에는 이 정도 가치가 있나 의구심이 들었으나 막상 방문하니 제대로 대접받는 기분이라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계도 파인다이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개인 회사 비아스텔레코리아는 서울 강남구 청담역 인근에 신규 비건 파인다이닝 개점을 준비 중이다. 국내 각지에서 자란 신선한 재료로 고급 비건 요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파인다이닝 인기에 가정에서 요리를 즐기는 ‘홈쿡’ 관련 상품도 소비자의 관심이 뜨겁다. 각종 조리도구는 물론, 프리미엄 식기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G마켓이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주방용품 판매데이터를 전년 동기 대비 분석한 결과 조리도구 거래액이 크게 늘었다. ‘프라이팬 세트’는 151% 증가했고, 강판(233%), 칼(167%), 솥(126%), 냄비(52%), 찜기(42%), 도마(40%), 믹싱볼(22%) 등도 찾는 수요가 많았다. 염도계(32%), 주방저울(25%) 등의 계량기기도 인기다.

접시, 식기류 거래도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접시는 156% 증가했고, 수저세트(246%), 포크/나이프(80%) 등도 신장세를 보였다. 파인 다이닝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와인용품 거래액도 전년 대비 95% 늘었다.

G마켓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트렌드가 빠르게 소비로 연결되는 온라인몰의 특성이 나타난 사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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