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설치 제한을 받았던 학교, 병원 인근에 수소충전소가 들어설 수 있게 됐다. 도로변에도 수소충전소 설치가 가능해졌다.

이로써 지지부진했던 수소차 보급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수소충전소 이격거리 규제를 완화하는고압가스안전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데 이어 법제처가 최근 개정안 심사를 마무리했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학교 병원 등 1종 보호시설과 2종 보호시설에 해당하는 주택, 그리고 차고지와 도로경계로부터 수소충전소 이격거리가 포괄적으로 완화된다.

현행법 상 1종 보호시설과 수소충전소(일 처리능력 1만㎥ 이하) 간 이격거리는 17m에 해당한다. 하지만 시행규칙이 개정되면 추가 안전장치를 설치할 경우 이격거리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격거리 12m 제한을 받던 주택과의 이격거리도 완화된다. 방호벽만 설치하면 도로 경계와의 이격거리도 지키지 않아도 된다.

이번 개정안은 내년 4월께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그동안 이격거리 완화를 위해 갖춰야 할 안전장치 등 상세기준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완화 가능한 이격거리 범위도 해외사례 등을 검토해 정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안전장치 등을 갖춘 수소충전소 실증을 마쳐 안전성이 검증이 된 상황”이라며 “향후 정부에서 규정한 안전장치를 갖췄을 경우 이격거리에 관계 없이 수소충전소 설치가 가능해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수소충전소가 압축천연가스(CNG)충전소에 비해 이격거리 규제가 엄격해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CNG 충전소는 30m 이내에 보호시설이 있는 경우 방호벽 설치만 하면 충전소를 세울 수 있다. 도로 경계와의 이격거리도 방호벽을 설치하면 기존 5m에서 2.5m로 완화된다.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도 국내 수소충전소 규제 장벽이 높다. 미국의 경우 NFPA2에 의거해 설정된 보호시설과 수소충전소 간 이격거리는 3m로 국내의 6분의 1 수준이다. 영국에서도 보호시설과 수소충전소 간 이격거리는 8m에 불과하다. 일본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1·2종 보호시설에 따라 이격거리를 12~17m로 규정했다. 하지만 방화벽을 설치할 경우 이 규제를 완화해준다.

정부가 수소충전소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현행법 상 설치 규정이 명시된 수소충전소는 기체 수소충전소뿐이다. 액화 수소충전소에 대한 규정은 법제화조차 되어 있지 않아 설치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산업부는 규제 샌드박스 실증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관련 제도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