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라운지] “정권 바뀐 인도네시아, 반년은 탐색하며 투자를”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입력 : 2024.11.22 17:35:00
한상라운지
이강현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대기업 주재원으로 현지 정착
삼성전자·현대차서 임원 역임
이슬람 개종·인니여성과 결혼
“고향 전주서 한상대회 뿌듯”


이강현 인도네시아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이충우 기자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을 지낸 전형적인 군부 출신입니다. ‘굿바이 조코위’ 시대가 왔대도 최소 반년은 숨을 죽이면서 사업의 기회를 엿봐야지요.”

지난달 24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에서 열린 한상들의 최대 축제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한상대회)에서 만난 이강현 인도네시아 한인상공회의소 회장(58)은 최근 정권이 바뀐 현지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국내 기업에 이같이 조언했다. 이 회장은 “특히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재무부 장관을 또 한 번 유임(3번째 임기) 시킨 건 지난 정부의 경제 정책을 승계하겠다는 의미”라면서도 “15명의 장관을 다시 기용했지만, 정책의 방향이 어디로 튈지 몰라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인도네시아에서 ‘매직맨’으로 통한다. 통상 법안 하나를 통과시키려면 수년이 걸린다는 인도네시아에서 20년 넘게 머무는 동안 정부를 상대로 수십 건의 규제 풀었기 때문이다. 그는 1993년 삼성전자 인도네시아 주재원으로 현지에 정착해 삼성전자 인도네시아 법인 부사장을 거쳐 현대차 아태권역본부 부권역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현대차 자문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30대에 인도네시아 전자협회 부회장을 거쳐 이후 회장까지 맡았다. 이런 경력을 기반으로 지난 2022년 6월 인도네시아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에 올랐다.

이강현 인도네시아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이충우 기자


이 회장의 ‘인니 사랑’이 시작된 건 1986년 한국외대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에 진학하면서부터다.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 회장은 입사 18개월 만에 삼성그룹 역대 최연소로 인도네시아 주재원 자리를 얻어냈다.

주재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생활 전반까지도 현지에 맞췄다. 이 회장은 양부모의 영향으로 무슬림으로 종교도 바꿨다. 1996년엔 양부모의 소개로 만난 인도네시아 고위 관료의 딸과 결혼했다. 그는 유명세를 바탕으로 TV의 공익광고 모델로 출연하기도 했다. 현지에선 그의 사인을 받아 가는 사람도 종종 있을 정도로 유명인이다. 영주권자인 그에게 정계 입문을 권유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는 한국인으로서 품격과 자부심을 품는다. 그는 전주해성고를 졸업할 때까지 전주에서 태어나고 전주에서 자란 토박이다. 지난 22~24일까지 열린 한상대회에 버선발로 한국으로 날아간 것도 고향에서 자신과 같은 한상들을 맞는 축제가 열린다는 점 때문이다. 한상대회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내 뿌리는 이곳 전주”라고 말했다. 전주 이효석 기자

故 바하루딘 유숩 하비비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과 이강현 인도네시아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사진 출처 =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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