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불어난 美재정적자 … 국채ETF 허리휜다

김인오 기자(mery@mk.co.kr)

입력 : 2024.12.12 17:29:22
지난달만 재정적자 17% 늘어
국가부채 36조달러로 눈덩이
금리인하 속도 늦출 가능성에
국채 시장 부담 커지며 약세
장기채ETF 올들어 6% 하락








미국 주식 시장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기점으로 상승폭을 키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채만큼은 유독 약세를 이어 가면서 온도 차가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미국 국채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였던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움직임이다.

미국 주식 시장은 이달 금리 인하 가능성과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법인세 감면 효과에 대한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국채 시장은 연방정부 재정 적자가 빠르게 불어나는 가운데 내년 1월 이후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매수세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12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엔화 헤지형 ETF가 최근 5거래일간 2.5% 하락했다. 올해 1월 이후로는 12% 하락했다. 해당 종목은 이달 10일까지 한국인이 투자한 일본 주식 중 보관 금액 1위(7억6247만달러·약 1조916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엔화 약세도 이어지면서 손실만 커지는 모양새다.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이 오는 18~19일 열리는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보류할 것이라는 전망에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미국 국채 ETF는 유독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S&P500지수를 따르는 SPDR S&P500 ETF가 올해 들어 29% 가까이 뛴 반면, 아이셰어스 만기 20년 이상 장기국채 ETF(TLT)는 같은 기간 6.2% 떨어졌다.

만기 20년 이상 장기 국채에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ETF(TMF)는 한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ETF 중 8위이고, TLT는 9위에 해당한다.

한편 만기가 비교적 짧은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만기 7~10년 국채 ETF(IEF)는 올해 들어 1.6% 하락했고, 아이셰어스 단기 미국채 ETF(SHV)는 0.13% 오르는 데 그쳤다.

주요 국채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내년에는 느려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CME 페드워치 집계를 보면 미국판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 전문 투자자들은 연준이 오는 18일 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연 4.25~4.50%로 정할 확률을 약 99%로 본 반면, 1월 금리 동결에 나설 가능성은 80%로 내다봤다.

또 정부 재정 적자 급증이 국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 나온다. 11일 미 재무부는 월간 연방정부 재정 수지 보고서를 통해 지난 11월에는 재정 적자가 3668억달러를 기록해 17% 증가했으며, 2025회계연도 첫 두 달(10~11월) 적자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64%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1월 말 기준 미국 국가 부채는 총 36조1000억달러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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