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갚는 '벼랑 끝' 자영업자 급증 … 대출 연체율도 12년 만에 최고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입력 : 2024.12.24 17:54:02 I 수정 : 2024.12.24 23:33:12
입력 : 2024.12.24 17:54:02 I 수정 : 2024.12.24 23:33:12
저소득·저신용 차주 늘어나
2금융권은 대출부실화 징후
"당국 대책마련 시급" 목소리
韓銀 스트레스 테스트 '눈길'
연체가구 비중 4%로 뛰어
◆ 얼어붙은 소비 ◆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1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가뜩이나 경기 부진에 따라 위축된 소비심리가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소추 등 불안한 정치 상황으로 엎친 데 덮친 격인 가운데 부실화된 가계대출이 소비를 짓누르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24일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9월 말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은 11.55%로 집계됐다. 이는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이 사상 최고로 치솟았던 2012년 9월 말 13.9%의 턱밑까지 다다른 수치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과 비교해서는 3.31%포인트, 3년 전인 2021년 9월 대비로는 7.61%포인트 오른 것이다.
취약 자영업자는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빚을 낸 다중 채무자이자 저소득 또는 저신용 자영업자를 의미한다.
자영업자 중 저소득·저신용 차주가 증가 추세인 점도 우려를 더한다. 가계소득 하위 30%를 뜻하는 저소득층 자영업 차주는 작년 말 47만9000명에서 올 9월 말 49만4000명으로 1만5000명 늘었다.
또 저신용 등급에 해당하는 자영업 차주도 같은 기간 19만9000명에서 23만2000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개인신용정보회사 NICE신용정보 기준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경우다.
한은은 이 같은 저소득·저신용 자영업 차주가 늘어난 건 금융기관이 신규 사업자 대출을 확대했기 때문이 아니라 기존 자영업 차주들의 소득과 신용도가 낮아져서라고 설명했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고금리 기조 상황에서 내수가 부진했던 영향"이라며 "원리금 상환에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에 대한 금융 지원과 자영업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국장은 다만 "한은이 금리 완화 기조로 전환한 점은 (자영업 대출 관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올 9월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1064조4000억원에서 약 40%를 차지하는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이 부실화할 징후를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실제 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사·여신전문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올 9월 말 기준 3.51%로 1년 새 1.13%포인트 상승했다.
또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대출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서 큰 폭으로 오르는 추세다.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5%로 1년 새 0.05%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저축은행은 10.56%로 같은 기간 4.67%포인트 뛰었다.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도 3.91%에서 6.63%로 올랐다.
이들 2금융권은 이미 적잖은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을 안고 있어 자영업자 대출마저 악화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금융당국이 최근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이 들고 있는 부실 PF 대출 규모는 각각 10조9000억원, 4조4000억원이다.
한편 한은이 거시경제 충격 상황을 가정해 진행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이 1.1%로 하락하고 실업률은 3.0%로 오르며 주택가격은 1.7% 뒷걸음칠 때 대출 가구 중 연체 가구 비율은 2026년 4.1%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연체 가구 비중보다 1.6%포인트 높은 수치다.
[오수현 기자 / 류영욱 기자]
2금융권은 대출부실화 징후
"당국 대책마련 시급" 목소리
韓銀 스트레스 테스트 '눈길'
연체가구 비중 4%로 뛰어
◆ 얼어붙은 소비 ◆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1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가뜩이나 경기 부진에 따라 위축된 소비심리가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소추 등 불안한 정치 상황으로 엎친 데 덮친 격인 가운데 부실화된 가계대출이 소비를 짓누르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24일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9월 말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은 11.55%로 집계됐다. 이는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이 사상 최고로 치솟았던 2012년 9월 말 13.9%의 턱밑까지 다다른 수치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과 비교해서는 3.31%포인트, 3년 전인 2021년 9월 대비로는 7.61%포인트 오른 것이다.
취약 자영업자는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빚을 낸 다중 채무자이자 저소득 또는 저신용 자영업자를 의미한다.
자영업자 중 저소득·저신용 차주가 증가 추세인 점도 우려를 더한다. 가계소득 하위 30%를 뜻하는 저소득층 자영업 차주는 작년 말 47만9000명에서 올 9월 말 49만4000명으로 1만5000명 늘었다.
또 저신용 등급에 해당하는 자영업 차주도 같은 기간 19만9000명에서 23만2000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개인신용정보회사 NICE신용정보 기준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경우다.
한은은 이 같은 저소득·저신용 자영업 차주가 늘어난 건 금융기관이 신규 사업자 대출을 확대했기 때문이 아니라 기존 자영업 차주들의 소득과 신용도가 낮아져서라고 설명했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고금리 기조 상황에서 내수가 부진했던 영향"이라며 "원리금 상환에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에 대한 금융 지원과 자영업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국장은 다만 "한은이 금리 완화 기조로 전환한 점은 (자영업 대출 관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올 9월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1064조4000억원에서 약 40%를 차지하는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이 부실화할 징후를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실제 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사·여신전문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올 9월 말 기준 3.51%로 1년 새 1.13%포인트 상승했다.
또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대출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서 큰 폭으로 오르는 추세다.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5%로 1년 새 0.05%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저축은행은 10.56%로 같은 기간 4.67%포인트 뛰었다.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도 3.91%에서 6.63%로 올랐다.
이들 2금융권은 이미 적잖은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을 안고 있어 자영업자 대출마저 악화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금융당국이 최근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이 들고 있는 부실 PF 대출 규모는 각각 10조9000억원, 4조4000억원이다.
한편 한은이 거시경제 충격 상황을 가정해 진행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이 1.1%로 하락하고 실업률은 3.0%로 오르며 주택가격은 1.7% 뒷걸음칠 때 대출 가구 중 연체 가구 비율은 2026년 4.1%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연체 가구 비중보다 1.6%포인트 높은 수치다.
[오수현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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