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안정화 조치도 힘 못써 … 달러당 1500원 전망 쏟아져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이희조 기자(love@mk.co.kr), 김대은 기자(dan@mk.co.kr)

입력 : 2024.12.27 18:01:27 I 수정 : 2024.12.27 20:53:42
포스코 달러채 현금 상환하기로
내년 '트럼프 리스크' 설상가상




◆ 위기의 대한민국 ◆

국내 정치가 사상 초유의 상황에 접어들면서 달러당 원화값에 대한 전망치는 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향후 상황을 예상할 수 없어 언제든 더 악화될 공산이 높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12월 초 전문가들은 달러당 원화값이 1450원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최근에는 1500원까지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일상이 됐다. 한 시장 전문가는 "전망을 내놓는 것 자체가 매우 조심스럽다"고 토로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차장은 "정부에서 시장안정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음에도 원화값 하단이 계속해서 뚫렸다"고 말했다.

다음달 17일 4억4000만달러 규모 달러채 만기를 앞둔 포스코는 차환 대신 현금 상환을 택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약 6조원에 이르는 사내 자금으로 해당 달러채를 우선 상환할 예정"이라며 "투자 수요 등을 고려해 추후 발행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이번에 상환할 달러채는 2020년 1월 발행된 것으로 당시 원화값은 달러당 1159.60원으로 적용됐다. 같은 시기 발행된 3년물 달러채는 지난해 초 만기 시 새롭게 달러채를 발행해 차환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23일 환율 1436.60원을 기준으로 5000만달러 규모 달러채를 발행했다. 지난 10월 같은 규모로 발행했을 때만 해도 1363.70원을 적용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의 달러채 원화 발행액은 6819억원에서 7183억원으로 불어났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내년 초 기업들의 외화채 조달 전략이 더욱 신중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1~2월 달러채 만기를 앞둔 곳은 포스코, 기아, KB국민은행, KDB산업은행 등이 있다.

증시에서도 다른 모든 변수를 국내 정치가 압도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불안한 전망과 추락하는 원화값이 외국인들의 주식시장 이탈을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리스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원화 약세를 부추겨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나고, 외국인 매도세가 다시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하는 악순환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여진, 내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추가 리스크 우려 등 외생 불안도 가시지 않아 시장 심리가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명지예 기자 / 이희조 기자 /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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