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로 습해 '남해 시금치' 생산량 감소에도 매출은 '선방'
전년보다 경매량 25%·매출 2% 감소 그쳐…군, 농업재해 인정 요청 집중
박정헌
입력 : 2024.12.28 08:35:01
입력 : 2024.12.28 08:35:01
(남해=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올해 잦은 비로 경남 남해지역의 대표적인 농특산물인 시금치에서 대규모 습해가 발생해 수확량이 줄어들었으나 농가 노력에 힘입어 작년 수준에 근접한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남해군에 따르면 지난 10∼11월 집중호우로 지역 시금치 재배면적 943㏊ 중 46%에 달하는 432㏊에서 잎이 노랗게 변하는 습해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시금치 출하량이 전년 대비 최대 60%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습해 발생 이후 지역 농가에서 적절한 비료 살포로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뿌리가 썩지 않도록 관리를 잘해 출하량 감소폭을 다소 줄였다.
남해지역 시금치 경매 수량은 현재까지 약 241만5천㎏으로 작년 같은 기간 약 322만2천㎏보다 25% 감소했다.
60% 감소 전망과 비교하면 그나마 안도할 수 있는 수준인 셈이다.
매출로 환산하면 올해 생산량은 약 82억원 정도로, 작년 약 84억원보다 2% 하락하는 선에 그쳤다.
습해 발생 후 출하량이 줄면서 ㎏당 시금치 평균 단가가 2천611원에서 3천405원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은 여전히 습해 보상을 받지 못하는 농가들이 있어 향후 정부에 농업재해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지역 내 시금치 농가 3천994곳 중 3분의 1가량이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피해 보상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군은 전했다.
군은 최근 정부에 시금치 농가 피해 지원과 농업재해 인정을 요청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담당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심의를 거쳐 장관이 승인하면 농업재해를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시금치 습해가 농업재해 인정을 받은 전례가 없고, 비상계엄 여파로 시국이 어수선해 농업재해 인정 여부는 불확실하다.
군 관계자는 "최종 결정은 정부가 하지만 농업재해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습해를 최소화하는 게 근본 대책인 만큼 앞으로 농가를 대상으로 재배관리 관련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home1223@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