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자산가는 돈 이렇게 불리더라”…가장 현실적인 부자 되는 방법은? [인터뷰]

김민주 매경닷컴 기자(kim.minjoo@mk.co.kr)

입력 : 2024.12.29 06:32:15 I 수정 : 2024.12.29 11:11:25
오정화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PB센터 Gold PB부장 인터뷰


매경닷컴과 인터뷰를 진행 중인 오정화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PB센터 Gold PB부장
“초고액 자산가들은 확실히 여유가 있다. 시장은 항상 파동을 그리며 나아가기에 예상치 못한 변동성을 마주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럴 때 의연한 자세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에 따라 향후 불릴 수 있는 자산의 규모가 달라진다.”

29일 오정화 하나은행 Gold 프라이빗뱅킹(PB) 부장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진행한 매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부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차이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올해 21년차가 된 베테랑 은행원인 오 부장은 아시아선수촌 PB센터에서 국내서 손에 꼽히는 부자들의 자산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얼굴이 잘 알려지거나 거동이 불편한 기업 대표님들의 거주지에 직접 방문해 상담해주기도 하는 등 자산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오 부장이 깨달은 ‘부자가 되는 지름길’에 대해 들어봤다.

부자들이 한다는 ‘잃지 않는 투자’, 어떻게 하는 건데?
대부분 사람들은 고액자산가들이 그들만의 리그에서 특별하고 과감한 투자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 부장은 이런 통념에 반박하며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해서 투자 포트폴리오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자산가일수록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식, 부동산, 채권 등 한 분야에 자산을 올인(All-in)하지 않고, 고정적인 이자가 발생하도록 일부 폐쇄적인 상품을 함께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잃지 않는 투자’, 즉 위험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험관리를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분할 매수 ETF’를 권했다. 목돈을 넣으면 알아서 분할해 자금을 넣어주고 본인이 처음에 설정한 목표 수익률이 되면 자동 환매가 되는 상품이다. 이를 통해 환금성을 챙기고 리스크도 분산시킬 수 있단 설명이다.

그는 종잣돈을 한창 모을 시기인 2030세대 고객들에게는 ‘개인형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청년 청약통장’을 한 세트로 추천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적절한 ‘빚테크’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 부장은 “적절한 대출을 받아 생애 최초 주택을 사는 등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하는 것은 투자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단, 과도한 투자는 변동성에 대응하기 어려워 피하는 것이 좋고 특히 주식 등에 이런 빚테크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지양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오 부장은 종잣돈이 어느 정도 모인 40~60대 고객들에게는 ‘저쿠폰채권’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저쿠폰채권은 표면금리(쿠폰금리)가 낮은 채권이다. 채권이 발행될 때 정해진 금리를 쿠폰이라고 부르며, 이 쿠폰금리만큼 이자를 받게 된다.

오 부장은 “지금은 금리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면서 채권의 매매 차익이 비과세가 된다. 즉, 채권을 사고 팔 때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이자 수익뿐만 아니라 매매 차익도 기대할 수 있기에 채권을 정기예금 대안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에 대해선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오 부장이 줄곧 강조해온 ‘잃지 않는 투자’와는 결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오 부장은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이 고위험투자란 의견엔 변함이 없지만 고객들의 관련 관심과 요구가 커지고 있어, 추후 트럼프 당선인의 친 가상자산 정책의 실체가 확인될 시 통제가 가능한 수준에서 포트폴리오에 소량 추가를 고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00세 시대, 가장 현실적인 노후대비 전략은?
오정화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PB센터 Gold PB부장
오 부장은 “가장 현실적인 노후 대비 전략은 은퇴나이를 늦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를 비롯해 파이어족(경제적 자립을 토대로 자발적 조기 은퇴를 추진하는 것)을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다소 충격적인 조언으로 다가온다.

오 부장은 “은퇴나이, 사망나이, 은퇴 후 연금액과 예상 수익률을 넣고 은퇴 시 필요자산을 계산해보면 은퇴나이가 늘어날수록 은퇴 시 필요자산이 확보가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퇴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동시에 개인·국민·종신 등 ‘3층 연금’을 꾸준히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주식·부동산 시장, 이렇게 대응합시다
오 부장은 트럼프 정부 허니문 기대감 효과로 2025년 상반기 증시 호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인공지능(AI) 산업 개화에 따른 폭발적 성장을 보였던 2023~2024년과는 달리 상승의 기울기는 다소 완만해 질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에는 상반기 상승폭에 따른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오 부장은 “연준의 보수적인 통화정책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라며 “투자자들 역시 현재 시점에서 거시적인 장기 투자 계획보다는 반기 이하 단위의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미국 성장주’와 ‘미국 채권’에 대한 병행 투자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라고 권했다. 금리인하 기조와 미 증시 조정시기마다 부각 될 미국 통화정책 여력을 감안할 때, 성장주와 채권의 수익률 보완 효과가 기대된단 설명이다. 미국 중심의 성장주로는 인공지능(AI)와 로봇을 언급했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내년 초까지 거래둔화로 약보합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부장은 “대출규제로 거래둔화가 본격화 된 연말, 아파트 시장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올스톱된 느낌”이라며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심리적 불안감 해소와 공급 부족 이슈 부각으로 강세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마지막으로 오 부장은 “최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상품의 특징이나 장단점을 잘 파악한 후 투자 대상에 대한 기간에 맞춰 투자해야 한다”라며 “이럴 때일수록 투자 기간에 따른 분산투자, 분할매수, 목표 실현, 단기보다는 장기투자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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