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에 푹빠진 서학개미, 올해 375조원 사들였다

김인오 기자(mery@mk.co.kr), 김대은 기자(dan@mk.co.kr)

입력 : 2024.12.29 16:44:12 I 수정 : 2024.12.30 14:55:36
미국주식 매수 89% 급증 … 해외투자 美비중 역대 최고
지수추종·고배당 ETF 인기
순매수 톱10 종목 중 4개 차지
3040대 스벅·코카콜라 선호
상속·증여 목적 투자도 눈길
전문가 "내년도 美쏠림 심화"






미국 주식 투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금액 중 미국 비중이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올해 처음으로 95%를 돌파했다.

'서학개미'들은 연령대를 불문하고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를 앞다퉈 매수했지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배당주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 금액은 이달 26일까지 올해 총 2553억8000만달러(약 375조3575억원)로 해외 주식 전체 매수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6.2%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95%를 넘어섰다.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있었던 2020년을 기점으로 급증했고 2021년 처음 미국 주식 매수 비중이 90%를 돌파한 바 있다. 올해 미국 주식 매수 금액은 작년 대비 약 89% 증가했다.

이날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26일까지 집계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총 1178억6832만달러(약 173조9736억원)로, 작년 대비 73% 늘어났다. 기존에 투자해온 미국 주식 주가가 오른 데다 신규 혹은 추가 매수가 늘어난 결과다.

한국 투자자들의 올해 해외 주식 순매수 인기 종목을 들여다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나 배당주 ETF가 눈에 띈다.

예탁결제원 집계를 보면 해외 주식 상위 종목 중 3개가 미국 지수 추종 및 배당주 ETF다. 1위인 테슬라에 이어 2위는 뱅가드 S&P500 ETF, 3위는 슈와브 US 배당주 ETF, 4위는 팰런티어, 5위는 인베스코QQQ트러스트 ETF이며 8위는 SPDR S&P500 ETF다. 엔비디아는 10위 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2020년 이후 5개 연도를 통틀어 볼 때 해외 주식 순매수 10위 내 종목 중 미국 지수 추종·배당주 ETF(레버리지 제외)가 네 종목이나 들어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토스증권이 매일경제 의뢰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은 연령대를 불문하고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가 상위 보유 5개 종목 안에 들었다.

다만 10대는 상위 다섯 종목에 리게티컴퓨팅과 마이크로소프트, 20대는 코카콜라와 마이크로소프트, 30대 이상은 스타벅스와 코카콜라가 포함됐다. 리게티컴퓨팅은 양자컴퓨터에 사용되는 양자 집적 회로 개발업체로, 올해 들어 주가가 1754% 뛰었다. 대부분 알파벳의 양자컴퓨터 개발 호재가 알려진 11월 말 이후 상승했다.

20대가 코카콜라를 보유한 것은 장기 투자 선호 경향과 더불어 부모 세대의 주식 물려주기 투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카콜라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장기 보유 종목으로도 유명하며 현재 배당 수익률은 3.10%다. 다만 올해 주가는 4.40% 오르는 데 그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부모 세대 사이에서 미성년 자녀를 위해 자녀 명의로 스타벅스나 코카콜라 같은 배당 매력이 있는 종목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있었는데 시간이 흘러 자녀들이 계좌를 물려받으면서 나타난 영향이 일부 반영됐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 밖에 젊은 층 사이에서도 적립식 배당주 매수가 주목받는 흐름이 감지된다.

스타벅스는 올해 5월 주가가 급락하면서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저점 매수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미국 주식 투자자는 연령대별로는 40대(24.6%)가 가장 많았고 이어 20대(23.5%)와 30대(23.3%) 순으로 비중이 컸다. 지역별로는 경기(29.6%)와 서울(24.6%)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경상(8.30%), 인천(6.20%), 충청(5.50%) 등이 뒤를 이었다.

한상원 토스증권 연구원은 "원화값 하락에 따른 환손실 부담보다 미국 증시 상승으로 얻는 이익이 더 클 것이라는 인식을 감안하면 미국 중심의 해외 주식 선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오 기자 /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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