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맞수 롯데-신세계 1위 경쟁…40여년만에 순위 바뀔까
올해 상반기 거래액 3.3%포인트 격차…1∼2년이 분수령롯데는 선택과 집중…신세계는 프리미엄 전략 승부수
전성훈
입력 : 2024.12.29 06:55:00
입력 : 2024.12.29 06:55:00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롯데의 수성이냐, 신세계의 탈환이냐' 40년 넘게 국내 백화점업계의 왕좌 자리를 지켜온 롯데백화점과 한국 첫 백화점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신세계백화점 간 매출 1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롯데백화점 실적이 주춤하는 사이 신세계[004170]백화점이 턱밑까지 바짝 따라붙으면서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29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롯데백화점의 거래액은 13조7천434억원으로 파악됐다.
아웃렛 등을 제외한 순수 국내 백화점 부문 거래액만 집계한 수치다.
신세계백화점이 12조2천393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고 현대백화점[069960] 9조6천161억원, 갤러리아백화점 2조9천93억원, AK백화점 1조2천57억원 순이었다.
이들 5대 백화점 전체 거래액에서 롯데가 차지하는 비중은 34.6%로 신세계(30.8%)보다 3.8%포인트 높다.
롯데-신세계 간 거래액 비중 격차는 2021년 6.3%포인트, 2022년 5.4%포인트, 2023년 3.8%포인트 등으로 매년 빠르게 줄었다.
올해에도 이런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거래액을 보면 롯데가 6조8천462억원(34.6%), 신세계가 6조1천93억원(31.3%)으로 비중 격차는 3.3%포인트로 좁혀졌다.
하반기 무더운 가을 날씨에 의한 패션 매출 저조, 비상계엄 이후의 소비 침체, 고환율 등과 같은 공통 변수가 있지만 지금까지의 양사 실적 흐름을 고려하면 격차는 2%대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르면 2년 내 백화점 1∼2위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더해 롯데백화점의 저성과 점포 구조조정은 순위 변동 시점을 가늠할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롯데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실적이 저조하거나 성장 가능성이 낮은 비효율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 점포 가운데 실적이 가장 낮은 마산점이 지난 6월 셔터를 내리면서 본격적인 점포 재구조화 작업의 시작을 알렸다.
롯데는 마산점 외에 하위 10여개 점포의 매각 또는 폐점, 사업 전환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점포의 연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1천500억원 안팎이다.
롯데의 점포 구조조정 속도에 따라 롯데와 신세계 간 거래액 격차가 더 빠르게 줄고 그만큼 순위 변동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1위 자리를 지키려는 롯데와 이를 빼앗으려는 신세계 간 실적 경쟁 열기는 더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추격자인 신세계는 매출 기여도가 높은 우수고객층(VIP)의 '록인'(Lock-in) 효과를 높이기 위한 프리미엄화를 지속해 추진한다.
단일 점포로는 국내 최초로 2년 연속 거래액 3조원을 달성한 강남점을 필두로 주요 지역별 거점 점포의 고급화와 차별화에도 속도를 낸다.
신세계는 부산(센텀시티)과 대구, 광주, 대전 등 주요 대도시에서 부동의 1위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쫓기는 입장인 롯데는 이에 맞서 백화점과 쇼핑몰의 경계를 허문 미래형 점포 타임빌라스(TIMEVILLAS) 안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저성과 점포 정리와 타임빌라스로의 구조 혁신을 병행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쇼핑 1번지'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롯데는 지난 10월 타임빌라스로 재단장해 개점한 수원점을 시작으로 신규 설립 또는 기존 점포의 재단장 등을 통해 2030년까지 타임빌라스를 13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 처음 거래액 3조원대 점포가 된 롯데 잠실점은 2027년까지 단일 점포로는 최초로 4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한국 유통산업의 양대 산맥으로 언급되는 롯데와 신세계의 백화점 순위 경쟁은 그룹 간 자존심 대결이기도 하다.
신세계백화점은 한국 근대 백화점의 효시로 언급된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30년 10월 문을 연 미쓰코시 백화점 경성점이 1963년 삼성그룹에 인수된 뒤 신세계 명동본점으로 바뀌었고 이는 한국 백화점 산업의 시발점이 됐다.
신세계는 이후 10년 넘게 백화점의 대명사로 각인돼 사실상 시장을 독식했다.
하지만 롯데가 1979년 11월 서울 소공동에 본점 영업을 시작하면서 단숨에 시장 주도권을 빼앗아 현재까지 45년간 한 번도 거래액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적극적인 출점 전략으로 외연을 크게 확장한 덕이다.
이달 말 현재 롯데백화점 점포 수는 31개로 신세계(13개)나 현대(16개)보다 월등히 많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백화점 시장에 먼저 발을 들이고도 만년 2위의 설움을 씻어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 내부에서는 업계 1위 탈환이 숙명의 과제이자 지상목표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회자한다"며 "자존심을 건 양사의 실적 대결이 어떻게 귀결될지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백화점사별 연간 거래액 (단위: 억원, 괄호안은 구성비)
(출처: 각사 취합) lucho@yna.co.kr(끝)
코로나19 이후 롯데백화점 실적이 주춤하는 사이 신세계[004170]백화점이 턱밑까지 바짝 따라붙으면서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29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롯데백화점의 거래액은 13조7천434억원으로 파악됐다.
아웃렛 등을 제외한 순수 국내 백화점 부문 거래액만 집계한 수치다.
신세계백화점이 12조2천393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고 현대백화점[069960] 9조6천161억원, 갤러리아백화점 2조9천93억원, AK백화점 1조2천57억원 순이었다.
이들 5대 백화점 전체 거래액에서 롯데가 차지하는 비중은 34.6%로 신세계(30.8%)보다 3.8%포인트 높다.
롯데-신세계 간 거래액 비중 격차는 2021년 6.3%포인트, 2022년 5.4%포인트, 2023년 3.8%포인트 등으로 매년 빠르게 줄었다.
올해에도 이런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거래액을 보면 롯데가 6조8천462억원(34.6%), 신세계가 6조1천93억원(31.3%)으로 비중 격차는 3.3%포인트로 좁혀졌다.
하반기 무더운 가을 날씨에 의한 패션 매출 저조, 비상계엄 이후의 소비 침체, 고환율 등과 같은 공통 변수가 있지만 지금까지의 양사 실적 흐름을 고려하면 격차는 2%대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르면 2년 내 백화점 1∼2위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더해 롯데백화점의 저성과 점포 구조조정은 순위 변동 시점을 가늠할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롯데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실적이 저조하거나 성장 가능성이 낮은 비효율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 점포 가운데 실적이 가장 낮은 마산점이 지난 6월 셔터를 내리면서 본격적인 점포 재구조화 작업의 시작을 알렸다.
롯데는 마산점 외에 하위 10여개 점포의 매각 또는 폐점, 사업 전환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점포의 연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1천500억원 안팎이다.
롯데의 점포 구조조정 속도에 따라 롯데와 신세계 간 거래액 격차가 더 빠르게 줄고 그만큼 순위 변동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1위 자리를 지키려는 롯데와 이를 빼앗으려는 신세계 간 실적 경쟁 열기는 더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추격자인 신세계는 매출 기여도가 높은 우수고객층(VIP)의 '록인'(Lock-in) 효과를 높이기 위한 프리미엄화를 지속해 추진한다.
단일 점포로는 국내 최초로 2년 연속 거래액 3조원을 달성한 강남점을 필두로 주요 지역별 거점 점포의 고급화와 차별화에도 속도를 낸다.
신세계는 부산(센텀시티)과 대구, 광주, 대전 등 주요 대도시에서 부동의 1위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쫓기는 입장인 롯데는 이에 맞서 백화점과 쇼핑몰의 경계를 허문 미래형 점포 타임빌라스(TIMEVILLAS) 안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저성과 점포 정리와 타임빌라스로의 구조 혁신을 병행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쇼핑 1번지'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롯데는 지난 10월 타임빌라스로 재단장해 개점한 수원점을 시작으로 신규 설립 또는 기존 점포의 재단장 등을 통해 2030년까지 타임빌라스를 13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 처음 거래액 3조원대 점포가 된 롯데 잠실점은 2027년까지 단일 점포로는 최초로 4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한국 유통산업의 양대 산맥으로 언급되는 롯데와 신세계의 백화점 순위 경쟁은 그룹 간 자존심 대결이기도 하다.
신세계백화점은 한국 근대 백화점의 효시로 언급된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30년 10월 문을 연 미쓰코시 백화점 경성점이 1963년 삼성그룹에 인수된 뒤 신세계 명동본점으로 바뀌었고 이는 한국 백화점 산업의 시발점이 됐다.
신세계는 이후 10년 넘게 백화점의 대명사로 각인돼 사실상 시장을 독식했다.
하지만 롯데가 1979년 11월 서울 소공동에 본점 영업을 시작하면서 단숨에 시장 주도권을 빼앗아 현재까지 45년간 한 번도 거래액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적극적인 출점 전략으로 외연을 크게 확장한 덕이다.
이달 말 현재 롯데백화점 점포 수는 31개로 신세계(13개)나 현대(16개)보다 월등히 많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백화점 시장에 먼저 발을 들이고도 만년 2위의 설움을 씻어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 내부에서는 업계 1위 탈환이 숙명의 과제이자 지상목표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회자한다"며 "자존심을 건 양사의 실적 대결이 어떻게 귀결될지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백화점사별 연간 거래액 (단위: 억원, 괄호안은 구성비)
2021 | 2022 | 2023 | 2024 상반기 | |
롯데 | 117,744(34.7%) | 136,716(35.1%) | 137,434(34.6%) | 68,462(34.6%) |
신세계 | 96,363(28.4%) | 115,762(29.7%) | 122,393(30.8%) | 61,927(31.3%) |
현대 | 84,801(25.0%) | 93,999(24.1%) | 96,161(24.2%) | 47,719(24.1%) |
갤러리아 | 28,538(8.4%) | 30,809(7.9%) | 29,093(7.3%) | 5,759(2.9%) |
AK | 11,481(3.4%) | 12,229(3.1%) | 12,057(3.0%) | 13,968(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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