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물 위한 정수설비"…아프리카 시장 모색하는 스타트업
'한-아프리카 스타트업 경진대회' 1위 이노셉 장경훈 대표 인터뷰"아프리카는 동반성장 기회…대기업이나 중견기업도 많은 관심 가졌으면"
노재현
입력 : 2024.12.31 07:01:01
입력 : 2024.12.31 07:01:01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대한민국만큼은 아니지만 아프리카 국가들도 우수한 교육 수준을 지니고 있고 국민 대다수가 잘 살고 싶어 하는 열망과 열정을 갖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타트업 이노셉의 장경훈(36) 대표는 3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알제리를 다녀온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그들은 자립에 충분한 기술과 인적 자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간이 정수기 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이노셉은 한·아프리카재단이 진행한 '2024 한-아프리카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글로벌 역량을 인정받아 1위에 오른 업체다.
한·아프리카재단은 2019년부터 아프리카 진출을 희망하는 예비·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경진대회를 매년 개최하는데 올해 결선 심사 시상식이 지난 20일 개최됐다.
장경훈 대표는 아프리카 시장 조사를 위해 지난달 29일 출국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알제리 수도 알제 등을 찾아 현지 업체들과 면담한 뒤 이달 8일 귀국했다.
지난 6일 알제에서는 '뉴 게이트 로봇 센터'라는 기업과 역삼투 정수장치 설비의 제조 기술 도입, 제조, 납품, 후속 관리에 관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이노셉은 2021년 9월 광주과학기술원(GIST)의 김인수 교수 연구실에서 개발한 혈액 여과기 제조 기술을 이전받아 설립된 기업이다.
올해 스마트팜(지능형 농장) 정수 설비를 경기도 용인과 화성의 곤충 스마트팜에 납품하는 등 정수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초기 스타트업 이노셉이 아프리카 시장에 주목한 배경은 무엇일까.
장 대표는 "정수 사업의 확장을 위한 양산 설비를 도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2025년 상반기까지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충분한 매출 실적이 필요했다"며 "아프리카는 물이 부족하고 안전한 물을 얻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어 최적의 시장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남아공과 알제리 방문은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됐다.
아프리카는 많은 국민이 가난에 시달리고 경제적·기술적 자립이 어렵기 때문에 도움의 대상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현지 업체들로부터 성장 잠재력을 엿볼 수 있었다.
장 대표는 "그들(남아공과 알제리)이 경제적·기술적 자립을 할 수 있는 국가로 성장할 수 있게 도우며 저희도 함께 매출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프리카를 동반 성장의 기회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남아공과 알제리에서 주로 젊은 친구들을 만났는데 이들의 기술과 지식의 수준이 생각했던 것보다 높았다"고 덧붙였다.
또 아프리카 국가들이 한국 기업에 바라는 것이 다른 만큼 국가별 진출 전략을 잘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 대표는 "남아공은 대한민국의 기술력과 자본력이 자국에 투입되기를 바랐고 알제리의 경우 자본 유치보다 기술 교류를 통한 자립을 희망했다"고 전했다.
이노셉은 내년부터 아프리카에서 식수, 생활용수 등을 위한 정수 장비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프리카 개발도상국들은 아직 고도화된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 진입에 대한 기술적 장벽이 낮고 한국 기업이 우수하다는 이미지를 쌓을 시점이라고 장 대표는 짚었다.
그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아프리카 시장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그 여정을 스타트업의 혁신적 기술과 빠른 기동력으로 실행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이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점유율을 높이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noja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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