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원화 구원투수되나

이희조 기자(love@mk.co.kr)

입력 : 2025.01.01 16:57:11
5거래일 연속 1450원 밑돌아
환헤지 운용자금 여력 커져
10개월간 최대 73조 투입가능






작년 말 급락한 달러당 원화값이 올해 초엔 1500원대 아래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민연금의 등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에 나설 경우 원화값 추가 하락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보유한 해외투자 자산의 5%(250억달러)는 재량에 따라 전술적 환헤지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조건이 충족될 경우 최대 10%(500억달러·약 73조원)까지는 전략적 환헤지가 가능하다. 수치상으론 국민연금 전체 해외자산의 총 15%(750억달러가량)까지 헤지가 가능한 것이다.

전략적 환헤지는 2001년 이후 현재까지의 장기 평균에서 일정 수준 이상 변동이 있을 때 가능하나 구체적인 기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공개된 것이 없다. 시장에서는 달러당 원화값이 1450원 이하로 떨어진 상황이 5거래일 이상 이어지는 것을 조건으로 보고 있다.

원화값이 지난달 23일 이후 5거래일 연속 1450원을 밑돌면서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조건이 충족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략적 환헤지는 10개월에 걸쳐서 이뤄지며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중단된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전략적 헤지에 나설 경우 원화값 하락 폭과 속도를 완화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에 나서면 은행에 선물환을 매도하는 형태로 시장에 달러가 공급되고 이는 원화값 안정에 도움이 된다. 국민연금은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전체 해외자산의 2.75%에 해당하는 약 133억달러 규모의 전술적 환헤지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원화 가치에 대한 전망을 낮춰 잡고 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 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IB들은 최근 국내 정세 불안을 반영해 원화값 전망치를 일제히 낮췄다. 노무라는 오는 2분기 말 원화값 전망치를 기존 1300원에서 1500원까지 낮춰 잡았다. 노무라는 3분기 말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이란 점과 달러 강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도 "한국의 대외 신인도가 낮아진다면 원화값은 1500원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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