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한국 공습…샤오미·BYD부터 미니소까지
전기차·스마트폰·가전·전자상거래·소매점 시장 공략중국 내수 둔화 속 기술력 갖추고 해외 성장동력 찾기
김윤구
입력 : 2025.01.05 07:31:00 I 수정 : 2025.01.05 09:06:38
입력 : 2025.01.05 07:31:00 I 수정 : 2025.01.05 09:06:38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전성훈 기자 = 지난해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파리 샹젤리제에 잇따라 매장을 연 기업이 있다.
팬시 용품, 화장품, 생필품 등을 판매하는 중국 소매점 미니소다.
지난해 12월 1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도 미니소 매장이 들어섰다.
미니소는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2021년 철수했는데, 3년 만에 재진출한 것이다.
2013년 창립한 미니소의 해외 점포는 지난해 9월 기준 2천936개로 전체(7천420개)의 40%에 이른다.
미니소의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은 123억위안(약 2조5천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했다.
예궈푸(葉國富) 미니소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5년간 매년 900∼1천100개의 매장을 새로 열 계획이라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미니소는 5년 뒤에는 매출의 절반을 해외에서 올리는 것이 목표다.
미니소처럼 내수 시장의 성장 둔화에 직면해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찾는 중국 기업이 늘고 있다.
코트라 난징무역관은 최근 리포트에서 "총인구 감소에 따라 총수요도 감소하면서 기존 중국 시장 규모로는 이전과 같은 수준의 생산 능력을 소화하기 어렵다"면서 "해외 진출은 이러한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는다"고 진단했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중국 기업에 글로벌 확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고 전했다.
미국·유럽 시장의 무역 장벽이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은 한국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중국 기업들이 내수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중 분쟁 때문에 미국 진출이 힘들어지자 활로를 찾기 위해 다른 나라로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국 전기차 몰려온다…BYD 선봉 과거 중국은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LG전자[066570] 등 한국 기업이 막대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거대 시장이었다.
하지만 이제 가격 이점에 기술력까지 갖춘 중국 기업의 한국 공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특히 중국 전기차의 한국 진출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전기차업체 BYD(비야디)는 오는 16일 한국에서 승용차 브랜드를 공식 출범한다.
BYD는 딜러사 6곳을 선정해 서울·경기·인천·부산·제주 등 전국적인 판매망을 갖췄다.
업계는 BYD가 소형 SUV와 중형 세단, 해치백 등을 현대차·기아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에 출시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BYD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전기차 176만대를 판매해 1위 테슬라(179만대)와의 격차를 3만대로 좁혔다.
BYD는 차량 대부분을 중국 내에서 판매하지만, 동남아와 남미 중심의 해외 판매를 대폭 늘렸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자 BYD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다른 시장을 찾아 나섰다.
중국 자동차업체 지리(吉利)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는 한국에 전시장을 열고 2026년 초부터 차량 인도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지난해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립모터도 한국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철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제품은 예전에도 과잉 생산 문제가 있었지만, 품질이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품질이 좋아져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거부감이 있긴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일정한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샤오미 한국법인 설립…180만원 로보락 로봇청소기 인기 전자제품 시장에서는 이미 중국 업체가 한국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샤오미(小米)는 최근 한국 법인인 샤오미테크놀로지코리아를 설립하고 약 20명의 직원이 업무를 시작했다.
샤오미는 한국에서 올해 상반기 중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로 했다.
우선 레드미와 포코 등 20만∼30만원대 저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샤오미는 2016년부터 한국에서 총판을 운영해왔으며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스마트워치, 로봇청소기, 공기청정기, TV·모니터, 자급제 스마트폰 등을 판매하고 있다.
샤오미는 이미 해외 매출 비중이 40%를 넘는다.
지난해 전기차를 처음 출시한 샤오미는 한국에서도 전기차를 판매할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한다.
샤오미 측은 "현재 모든 조건을 검토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샤오미가 투자한 중국 가전제품 제조업체 로보락은 한국 로봇청소기 점유율 1위다.
중국 기업이라고 하면 '싸구려'를 떠올리기 쉽지만, 로보락은 롯데·현대 등 주요 백화점에 입점하며 프리미엄 시장을 파고들었는데 최신 제품 가격은 180만원에 이른다.
로보락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버티고 있는 국내 세탁건조기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중국 업체들은 한국 TV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TV 출하량 2위인 TCL은 2023년 한국 법인을 세웠다.
하이센스는 쿠팡에 입점해 쿠팡을 통해 TV를 판매하면서 애프터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 알리바바·테무, 한국 업체 추월…밀크티 브랜드도 진출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도 자국 생산 공급망의 이점을 활용해 한국 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 계열 알리익스프레스와 핀둬둬 자회사인 테무가 대표적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한국 시장 공략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12월 기준 899만명으로 쿠팡에 이어 2위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신세계그룹 계열 플랫폼 G마켓(지마켓)과 동맹 관계를 구축하면서 또 한 번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알리바바와 신세계그룹은 올해 상반기 중 알리익스프레스와 G마켓이 합류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알리익스프레스로선 G마켓이 보유한 60만 판매자를 활용해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테무도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지난달 813만명의 MAU를 확보해 11번가를 제치고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업계에서는 테무가 올해 정식으로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인력 채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테무가 한국에 직진출하면 228조원 규모의 세계 5위권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의 밀크티 브랜드도 한국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홍콩 증시에 상장한 차백도(茶百道)는 서울 여러 곳에 매장을 열었다.
갤러리아백화점이 서울 명품관 식품관을 재단장하며 차백도를 들여오기도 했다.
헤이티도 지난해 한국에 매장을 열었으며 패왕차희도 동남아 외에 한국, 일본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kim@yna.co.kr, luch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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