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시장 급성장 … 200조 시대 눈앞

문재용 기자(moon.jaeyong@mk.co.kr)

입력 : 2025.01.09 18:15:42 I 수정 : 2025.01.09 19:16:28
해외주식 ETF에 18조 몰려
지난해 순자산 40% 급증
기타 펀드는 되레 4조 이탈






시중 자금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로 쏠리면서 작년 한 해 동안 기타 주식형 펀드와의 순유입 자금 격차가 2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증시가 호황을 이어 가며 지수를 추종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9일 금융투자협회의 펀드 기간자금유출입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연간 주식형 ETF에 신규 유입된 자금은 20조5458억원이었다. 반면 기타 주식형 펀드에서는 순유출이 이어지며 연간 4조3719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양측을 비교하면 자금 순유입 격차가 24조9177억원에 달했던 셈이다.

주식형 ETF와 기타 주식형 펀드의 격차를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대부분 해외 부문에서 발생했다. 해외 주식형 ETF의 지난해 연간 순유입액이 약 18조원으로 증가분의 90%가량을 차지했다. 지난해 ETF들의 수익률·자금 순유입 순위를 살펴봐도 해외 주식형 상품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기타 주식형 펀드 중에서 해외 주식형의 유출액은 1조7963억원에 그쳤다. 국내 주식형 펀드 유출액(2조5754억원)보다 규모가 훨씬 작다.

이는 미국 증권 시장이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이어 가며 관련 지수를 추종하려는 투자 수요가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반대로 시장이 불황일 때는 ETF 투자가 그대로 손실로 돌아오지만 기타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손실을 방어하는 게 가능하다. 미국 증시 호황에 더해 ETF를 선호하는 투자 문화도 점차 확산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균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이사)은 "시장의 호황·불황에 따라 ETF와 펀드를 오가던 자금들이 점차 ETF 안에서만 움직이는 경향이 관측된다"며 "호황에 유리한 ETF와 불황에 유리한 ETF를 선별해 두고 증시에 따라 자금을 분배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ETF 순자산 가치 총액은 지난해 연간 39.4% 급성장해 170조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200조원 시대를 맞이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했던 자국 중심주의 정책들을 취임 이후 현실화하면 해외 ETF로의 자금 쏠림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법인세 인하, 각종 기업 규제 완화에 더해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대규모 관세 부과와 무역 규제 등을 외치고 있다.

ETF의 인기는 한국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글로벌 ETF 리서치 업체인 ETFGI와 투자회사연구소(ICI)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미국 ETF 산업에 유입된 순자산이 1조300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21년 9197억8000만달러인데 이를 12%가량 상회한 것이다.

한편 국내의 기타 주식형 펀드는 2023~2024년 2년 연속으로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 2차전지를 비롯한 일부 테마 종목의 강세에 연동해 단기 투자 자금들이 유입됐지만, 이후로는 국내 증시가 침체에 빠져든 양상이 그대로 반영됐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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