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인 러시아 다음...원화값 변동률, 주요 통화 중 두번째로 높아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입력 : 2025.01.12 13:21:31
12월 원화 가치 5% 넘게 하락
전쟁 중인 러시아 다음으로 약세
10일 야간에 1470원대로 다시 뚝




강달러 속에 불안한 국내정세까지 겹치면서 12월 한 달 간 우리나라 원화 가치가 전쟁 중인 러시아 다음으로 많이 출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달러당 원화값(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은 지난해 11월 말 1394.7원에서 12월 말 1472.5원으로 폭락했다. 지난달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절하율은 5.3%였다.

이는 20개 주요국 통화 가운데 러시아 루블화를 제외하면 가장 큰 폭의 가치 하락이다. 원화 가치가 전쟁 중인 러시아 다음으로 가장 많이 폭락했다는 의미다. 비상 계엄 사태 여파로 국내 불안한 정치 상황이 크게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달러당 루블값은 106.5루블에서 113.7루블로 떨어졌다. 가치 절하율이 6.4%에 달해 원화보다 1.1%포인트 컸다.

하지만 달러화 지수(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주요 6개 통화인 ▲ 유럽연합(EU) 유로화 2.1% ▲ 일본 엔화 4.7% ▲ 영국 파운드화 1.7% ▲ 캐나다 달러화 2.6% ▲ 스웨덴 크로나화 1.6% ▲ 스위스 프랑화 2.9%는 모두 원화보다 크게 양호했다.

주요 통화를 세계은행 기준 경제 규모 30위권 국가로 넓혀보더라도 ▲ 중국 위안화 0.8% ▲ 인도 루피화 1.3% ▲ 브라질 헤알화 3.3% 등으로 원화보다 절하율이 상당히 낮았다.

지난달 3일 주간 거래를 1402.9원으로 마친 달러당 원화값은 당일 밤 윤석열 대통령 계엄 선포 직후 야간 거래에서 장중 1441.0원까지 급락했다. 이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메시지가 나오자 추가 하락했고, 한덕수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된 지난달 27일 장중 1486.7원까지 폭락했다.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에는 1472.5원으로 한 해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연말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는 1997년 말 1695.0원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절하율은 지난해 연간으로 봐도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원화 가치는 지난해 한 해 동안 12.5% 하락했다. 달러당 원화값은 2023년 말 1288.0원이었다.

원화 절하율은 환율 변동성이 큰 ▲ 아르헨티나 페소화 21.6% ▲ 헤알화 21.4% ▲ 루블화 21.3% ▲ 멕시코 페소화 18.5% ▲ 리라화 16.5% 등에 이어 6위에 해당했다.

이같은 원화 약세는 1월에도 계속되는 중이다. 국민연금 환헤지 1450원대까지 상승했던 원화값은 지난 10일 1465.0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한 뒤 야간 거래에서 장중 추가 하락해 1472.0원을 기록했다.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1470원대까지 가격이 재차 떨어진 셈이다.

한편 정국 불안으로 인한 환율 변동이 이미 소비자물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한국은행 평가도 나왔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의 환율 상승은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0.05~0.1%p 정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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