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일타PB의 족집게 투자비법
관세 전쟁으로 인플레 우려
되레 채권값 떠받치는 효과
하이일드 채권비중 늘릴 때
킹달러 꺾여 美주식 축소하고
엔화 자산으로 분산 투자해야



◆ 서울머니쇼+ ◆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려면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과 일본 엔화 자산에 주목할 것."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머니쇼'에서 포트폴리오 운용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자산으로 하이일드 채권과 엔화를 꼽았다. 하이일드 채권은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한 채권이다. 국채나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지만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다. 또 달러 약세가 진행되면 상대적으로 엔화값은 오를 전망이어서 엔화 표시 자산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순현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총괄은 "미국 주식이나 채권은 매수 타이밍을 예측하기보다 얼마나 오래 투자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채권이나 금처럼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시장에 오래 머물러 있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 대부분의 성향이 이익보다는 손실에 민감해 단기 변동성이 커질 때 자산을 팔아버리고 시장을 떠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등 선진국 채권의 경우 금리의 박스권이 형성돼 있어 투자하기 편하다고 분석했다. 박 총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은 인플레이션 걱정을 키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한다"며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 채권값의 하방 지지선이 된다"고 밝혔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머니쇼를 찾았고, 돌파구를 찾기 위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박 총괄은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 한 미국 하이일드 채권은 국내 예금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금리를 제공해 매력적"이라며 "글로벌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높이려면 선진국 국공채(공공기관 채권 포함) 비중은 줄이고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을 늘려야 한다"고 전했다.

분산 투자의 중요성은 계속 강조됐다. 이은경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부지점장은 "1921년 이후 2021년까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식과 채권 중심의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검증해보면 채권 비중이 40~50%이면 연평균 8%대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자산을 담아 포트폴리오를 보호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1970년대와 현 상황은 달러 신뢰도 하락과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상승) 우려,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와 사회 분열 등 4대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70년대 지속적인 달러와 달러 표시 자산의 하락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투자자들은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국내 투자자들은 달러와 연동되는 자산 비중이 너무 높다"며 "달러의 기축통화 위치가 흔들릴 때 금값이 오르고, 미국 주식이 떨어질 때 엔화값은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평소 저평가된 엔화를 빌려 미국 주식이나 채권 등 달러 자산에 투자해 왔다. 그러나 최근 미 주식 가격 약세로 투자 대신 기존 엔화를 사서 되갚는 수요가 늘고 그래서 당분간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 역시 엔화 강세에 동의하며 달러 이외의 통화를 보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 단장은 "달러처럼 특정 자산에 몰려가면 예상치 못한 변동성에 투자자들은 흔들리게 된다"며 "일본 중앙은행은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며 질서 있는 엔화 강세를 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당장 주식을 사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발언한 이후 머니쇼 주식 세미나에도 관심이 쏠렸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팀 본부장은 "인플레이션 구간에 미국 증시는 상승해 왔다"며 "인공지능(AI)이 생산성 혁신을 가져오고 있는 가운데 달러도 약세여서 AI 소프트웨어 업종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순현 총괄 역시 소프트웨어 주식의 상대적 강세를 내다봤다.

[문일호 기자 / 홍순빈 기자 / 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