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은행업까지 넘본다

이종화 기자(andrewhot12@mk.co.kr)

입력 : 2025.07.01 17:53:36
서클, 신탁銀 설립인가 신청
USDC준비금 직접관리 포석
증권사·거래소도 영토 확장
로빈후드도 은행처럼 예치이자
코인베이스 토큰화證 승인절차








미국 최대 스테이블코인 기업 서클이 '크립토 은행'에 도전한다. 연방 은행을 통해 USDC 준비금을 직접 관리하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탁(커스터디) 서비스까지 내놓는다는 복안이다.

서클뿐만 아니라 증권사, 가상자산(코인)거래소 등 다양한 기업이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제도권 금융사와 크립토 업체 간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서클은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신탁은행(trust bank) 설립 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서클은 '퍼스트 내셔널 디지털 커런시 뱅크(First National Digital Currency Bank)'라는 이름으로 신탁은행 인가 신청에 나섰다.

서클이 신탁은행 인가를 받게 되면 향후 OCC의 감독을 받게 된다. 또 연방 금융기관으로 취급돼 미국 전역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단 신탁은행에 대한 인가인 만큼 일반 은행이 제공하는 현금 예금·대출 서비스는 할 수 없다.

우선 서클은 USDC 준비금을 직접 관리하기 위해 신탁은행 설립에 나섰다. 현재 USDC 준비금은 뱅크오브뉴욕멜론(BNY멜론)에 수탁돼 있고 블랙록이 운용하고 있다. 이를 직접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서클은 신탁은행 인가를 받게 되면 기관을 대상으로 USDC 커스터디 서비스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러미 앨레어 서클 회장 겸 공동창업자는 "가상자산 신탁은행 설립은 투명하고 효율적이며 접근 가능한 금융 시스템을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서클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운용과 관련한 미국의 규제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클이 신청한 신탁은행 인가를 받은 가상자산 기업은 앵커리지디지털뿐이다.

최근 미국은 상원에서 '지니어스 법안'이 통과되는 등 가상자산을 제도권에 편입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를 노리고 증권사, 가상자산 거래소 등 다양한 기업이 뛰어들면서 서로 간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우선 증권사인 로빈후드는 미국에서 이더리움과 솔라나에 대한 스테이킹 서비스를 내놓았다. 스테이킹은 코인베이스 등 거래소들의 주력 사업 중 하나다. 로빈후드의 스테이킹 수수료는 25%로 코인베이스의 기본 수수료(35%)보다 저렴하다.

반대로 거래소인 크라켄은 55개가 넘는 미국 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를 토큰화한 '엑스스톡(xStocks)' 서비스를 내놓았다. 엑스스톡은 기존 증권 거래와 달리 토큰화된 증권을 블록체인에서 거래해 1달러부터 원하는 금액만 투자할 수 있다. 또 USDC, 이더리움, 비트코인, 달러화 등 원하는 자산으로 매매할 수 있다.

코인베이스는 토큰화 증권 서비스 허가를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질세라 로빈후드까지 토큰화 증권 서비스를 출시했다. 로빈후드는 유럽에서 200개가 넘는 미국 주식과 ETF를 토큰화된 형태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로빈후드는 증권사지만 오히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이러한 소식에 로빈후드는 지난달 30일 하루 만에 12.77% 주가가 급등했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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