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이기기 쉽지 않네”…위기에 빠진 한국기업들, 신용등급 줄강등 현실로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7.01 20:31:18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정유·화학 공장 전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중국의 저가 공습, 장기화된 경기침체 등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 신용등급이 속속 하락하면서 ‘신용 경고등’이 켜졌다. 석유화학과 2차전지 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따라 새 정부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산업 구조조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1일 증권가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상반기 정기신용평가에서 LG화학, SK어드밴스드,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에너지스 등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신용등급 또는 전망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석유화학업종은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에 이어 중동산 저가 물량까지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어 업황 회복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영업적자 지속과 실적 회복 지연 등을 이유로 기존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모회사인 롯데지주의 신용등급도 동반 하락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의 신용도 강등은 2023년 이후 2년 만이다. 핵심 계열사의 신용도 하락 여파로 롯데물산, 롯데렌탈, 롯데캐피탈 등 다른 계열사들의 신용도도 한 단계씩 하락했다.

2차전지 업계에서는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의 신용등급이 각각 한 단계씩 내려갔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과의 가격 경쟁이 겹쳐 단기간 내 현금 창출력 회복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총 47개 기업의 신용등급 또는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신용등급이나 전망이 상향 조정된 기업은 34곳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상향(27곳)보다 하향(47곳)이 많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주요 기업들이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신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P는 올해 상반기 한화토탈,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의 신용등급을 낮췄으며, 포스코홀딩스와 자회사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박준홍 S&P 상무는 “관세, 전기차 전환, 공급과잉, 인공지능(AI) 등 구조적 변화로 주요 산업의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있으며, 향후 1~2년간 영업 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화학, 철강, 자동차, 배터리 산업은 더 큰 수익성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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