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주의보] SK증권, 시한폭탄 우발채무에 '골머리'

입력 : 2023.04.21 16:29:54
제목 : [부동산PF 주의보] SK증권, 시한폭탄 우발채무에 '골머리'
사업장 연체·유동화증권 차환 불발 리스크↑…자산건전성 위협

[톱데일리] SK증권이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 우발부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용공여를 제공한 전자단기사채(ABSTB) 등이 차환발행에 실패하면서 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자 관련 부동산금융시장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특히 SK증권은 몇몇 사업장에서 기한이익상실사유가 발생하면서 우발부채 리스크가 현실화 하는 모양새다.

부동산금융 시장 내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이와 관련한 단기증권들의 유동성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한 부담은 해당 사채들에 매입확약, 자금보충 등을 제공한 SK증권으로 고스란히 전이되고 있다. 전자단기사채(ABSTB) 등에 신용공여를 제공한 증권사는 기초자산이나 차환 문제 발생 시, 특수목적법인(SPC)의 사모사채를 인수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지급해야 한다.


부동산PF 시장 경색…ABSTB 리스크 급증

SK증권이 채무보증을 제공한 유동화회사 뉴엠지블루(85억원, 청담 주상복합 신축사업)는 지난해 말 기초자산인 부동산PF 대출채권에서 기한 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했다. 대출채권 차주인 청담복합피에프브이가 지난해 12월 대출원리금을 갚지 못했다. 유동화 회사는 기발행한 유동화증권의 상환을 위해 사모사채를 발행했고, SK증권은 '유동화회사가 발행한 사모사채 인수 확약서'에 따라 이 사모사채를 인수하고 SPC에 대금을 지급했다.

뉴엠지블루는 올해 1월, 또 다시 유동화증권 발행 계획을 내놨다. 앞서 급하게 발행한 사모사채 상환을 위해 오는 5월까지 매달 ABSTB를 발행해 85억원을 조달한다는 내용이었다. SK증권은 이번에도 '사모사채 인수 의무, 자금보충 의무'를 통해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뉴엠지블루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85억원어치 ABSTB의 차환발행을 예정대로 진행했으며, 현재는 이달과 오는 5월의 차환 및 상환 일정이 남아있다. 다만 기초자산의 연체 사실과 녹록지 않은 부동산금융 시장을 감안하면 차환발행에 대한 부담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견된다.

유동화회사 투드래곤제일차(대구 대명동 주택개발사업 관련)가 예정했던 ABSTB(110억원)의 차환을 중단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해당 유동화회사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7월까지, 3개월 마다 총 다섯 차례에 거쳐 110억원 규모 ABSTB를 차환발행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짰다.

2022년 11월, 플랜의 첫 발행은 성공했다. 지난 2월을 만기로 총 103억원의 ABSTB를 세 개의 종목으로 나눠 발행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발행을 계획한 ABSTB는 지금까지 발행되지 않고 있다. 참고로 해당 대명동 공동주택사업은 지난해 11월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았으며, 약 4개월이 흐른 지난 3월 기준으로는 미착공 상태로 남아있다.

이에 대해 SK증권 관계자는 "유동화가 이점이 없어 올해 초 유동화증권 만기 때 SK증권이 직접 인수한 후 유동화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우발채무 전액 신용공여…대부분 후순위, 브릿지론

나머지 물량도 자유롭지 않다. SK증권이 지난해 공개한 부동산PF 우발채무(채무보증) 규모는 약 3700억원이다. 자기자본 대비로는 61% 수준이다.

문제는 3700억원 규모 채무보증 전액이 SK증권의 매입확약 형태 신용공여라는 점이다. 부동산 및 부동산금융 시장 상황이 갈 수록 악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SK증권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우발채무의 기초자산이 대부분 후순위, 브릿지론 대출로 구성돼 있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말 SK증권이 채무보증을 제공한 채권의 기초자산이 변제순위가 열위한 후순위 대출로 이뤄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마스터피스제일차(대구 내당동 공동주택 건설사업), 투드래곤감일(하남 강일 오피스텔 건설사업), 와이비해운대(해운대 오피스텔 개발) 등의 SPC가 발행한 각 100억원씩의 유동화증권이 대표적 예다.

SK증권에 따르면 현재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 가운데 브릿지론 물량은 10%대 중반 수준이다. 금액으로 계산하면 대략 550억원에서 600억원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PF 대출은 사업단계별로 브릿지론, 본PF 대출로 나뉘는데, 분양 이전이나 시공사 채택 전 단계에서 시행사들이 계약금이나 토지매입자금을 마련하고 사업 인허가를 받는 초기단계 자금을 브릿지론이라고 칭한다. 브릿지론은 사업이 초기단계인 만큼 자금회수 불확실성이 커, 본PF보다 리스크가 크다고 여겨진다.

한국신용평가는 "SK증권 채무보증 대부분은 중·후순위 부동산PF, 브릿지론으로 구성돼 있어 질적 위험도가 높은 편"이라며 "게다가 사업장이 대구 소재 주택, 지방소재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 등 분양사업장의 분양률이 저조한 사업들이 포함돼 있다"고 언급했 다. 이어 "이들은 회수 불확실성이 높아 자산건전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아직까지는 부동산금융 등에서 건전성 저하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나, 향후 부동산금융 건전성 저하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경우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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