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주인 맞는 우리넷, 시장 우려 해소할까
입력 : 2023.05.17 15:33:23
제목 : 새주인 맞는 우리넷, 시장 우려 해소할까
한 지붕 두 가족 우려 속 상폐기업과 연관성 부각
우리넷벨류업 "단일 인수주체, 경영 안정 및 성장성 확보에 총력"[톱데일리] 통신장비 전문기업 우리넷이 5년 만에 새로운 주인을 맞는다. 난항 끝에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까지 이어졌지만 최근 자금 납입 일정 등이 갑작스레 변경, 새로운 인수 주체를 둘러싼 우려가 흘러 나오고 있다.
우리넷은 이르면 오는 19일 최대주주가 세티밸류홀딩스유한회사에서 유한회사 우리넷벨류업파트너스(이하 우리넷벨류업)으로 변경된다. 우리넷벨류업은 지난 4월 5일 세티밸류업홀딩스유한회사와 총 320억원 규모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대상은 세티밸류업홀딩스가 보유한 우리넷 지분 25.04%(269만2696주)다. 주당 매각가격은 1만1884원으로 거래 체결 전날인 지난달 4일 우리넷 종가(8990원)와 비교하면 약 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진 가격이다.
이번 계약은 총 3차례에 걸쳐 분할매매되는 방식으로 짜여졌다. 우리넷벨류업은 계약과 동시에 20억원을 납입해 지분 16만8293주를 인수한 후 4월 28일과 5월 19일 각각 100억원, 200억원을 납입해 주식 84만1468주, 168만2935주를 인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2, 3차 분할매매를 앞두고 지급 조건이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100억원 규모의 2차 매매는 지난 9일 40억원으로 줄었고 우리넷벨류업의 인수 물량도 84만1468주에서 33만6586주로 감소했다. 양측은 지난 9일 2차 매매 당시 인수되지 못한 물량은 3차 매매시기에 함께 인수키로 조건을 바꿨다. 인수자인 우리넷벨류업이 3차 매매 시기에 지급해야 하는 대금은 260억원이다.
일각에서는 우리넷벨류업이 인수 조건을 변경하자 인수 여력과 이전 이력 등을 두고 각종 우려가 쏟아졌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예고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상장 폐지 기업의 경영진이 대거 참여한다는 점에서 신임 경영진의 경영 능력과 회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우리넷벨류업은 지난 3월 설립된 법인이다. 자본금은 300만원이며 최대주주 역시 지난해 10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된 에솝홀딩스다. 사실상 우리넷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볼 수 있다.
인수합병(M&A)업계에서는 우리넷벨류업의 인수 여력을 지적하며 '한 지붕 두 가족'체제가 마련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초 우리넷 인수를 주도한 것은 김경준 우리넷벨류업 대표였지만 중도금(2차 매매 대금) 마련부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새로운 전략적투자자(SI)로 A씨를 영입하며 경영권을 나누기로 했다는 것이다.
새롭게 등장한 A씨는 여러 상장기업에 투자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3월 상장이 폐지된 기업의 최대주주로도 알려져 있다. 해당 기업은 A씨가 인수한 이듬해인 2021년 1월 주요 영업정지 탓에 거래가 정지됐고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등이 기각되며 지난 3월 30일 상장이 폐지됐다.
우리넷이 오는 22일로 예고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할 신임 이사진 후보에서도 앞선 기업과 연관성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임시주총에서 의결될 사내이사 후보로는 ▲김광수 우리넷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언중 모네타자산운용부사장 ▲오상연 버튼이엔엠 이사 ▲박세준 동방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는 김경준 우리넷벨류업 대표가, 사외이사 후보는 이재훈 금호소방 대표이사, 손경호 경북도민일보 서울취재본 부장 등이다. 감사 후보는 김효상 세무그룹 세경 대표다.
이들 후보중 오상연, 손경호, 김효상씨는 앞서 A씨가 보유했던 기업의 주권거래가 정지될 당시 등기임원을 지낸 인물이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김경준씨와 A씨간 경영권을 양분하지 않겠냐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의 성사 여부는 오는 19일 판가름 나겠지만, 계약 이후에도 경영권이 양분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 하다"며 "책임 여부를 떠나 거래 정지와 상장 폐지 당시 경영을 맡았던 인물이 새롭게 경영진에 합류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장의 평가를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경영진이 추진을 예고한 신규 사업 역시 아직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넷은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이차전지 및 이차전지 소재의 제조 및 판매업 ▲이차전지 전해액 첨가제, 전해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신규 사업에 추가할 예정이다. 이들 사업 모두 광전송 장치 등 기존 주력인 통신장비와는 다른 분야인 만큼 당장 사업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장담하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한편 업계의 각종 우려에 대해 우리넷벨류업 측은 시장의 기우라고 강하게 일축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매도자인 세티밸류업홀딩스에 인수 의향을 타진할 당시부터 김경준씨와 A씨가 함께 추진했던 만큼 시장에서 우려하는 '한 지붕 두 가족'가 아닌 단일 인수 주체라는 입장이다.
우리넷벨류업 관계자는 "우리넷의 신임 이사회에 상장 폐지된 기업의 전 경영진이 참여하게 된 것은 사실이나 시장의 우려와 달리 충분한 사업 추진 역량을 고려한 인사들을 선임한 것"이라며 "당시 거래정지 역시 경영 역량의 부진이라기 보다 일부 절차에 대한 착오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수 대금 납입을 위해 이미 상당부분 유동성을 확보했고 일부 재무적투자자(FI)의 일정을 감안해 납입 일정이 한 주 가량 미뤄질 수도 있지만, 이달 중 납입과 최대주주 변경을 마무리하는 데는 무리 없을 것"이라며 "납입과 동시에 임시주주총회를 통한 경영진 구성도 마무리해 우리넷의 빠른 안정화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넷벨류업은 우리넷 인수 이후에도 주력인 통신 장비 사업 부문의 역량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B2B, B2G 사업 확대로 관련 시장내 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도 내놓고 있다.
다만 사업목적 추가로 새롭게 등장한 이차전지 관련 사업에 대해서는 "향후 다양한 신사업 방향 모색을 위한 선제적 작업일 뿐 당장 관련한 신사업 추진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톱데일리
김세연 기자 ehouse@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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