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구 “네이버웹툰 꿈은 포스트 디즈니”
이상덕 특파원(asiris27@mk.co.kr)
입력 : 2023.01.17 09:01:41
입력 : 2023.01.17 09:01:41
월간활성사용자 1500만 돌파
아이스너 어워드 등 3대상 수상
소설·만화·영화 IP 가교 역할
미국 상장, 힘들지만 예정대로 갈 것
생성형 AI 전면 도입 사회적 합의 필요
아이스너 어워드 등 3대상 수상
소설·만화·영화 IP 가교 역할
미국 상장, 힘들지만 예정대로 갈 것
생성형 AI 전면 도입 사회적 합의 필요
![](https://wimg.mk.co.kr/news/cms/202301/17/news-p.v1.20230114.7c1eb9bdfccc4622a1b4c312363a7f8f_P1.jpg)
“아시아의 디즈니가 되겠다는 표현을 굉장히 많이 썼는데요. 정확하게는 아시아에서 시작한 글로벌 규모의 포스트 디즈니가 되고 싶습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의 김준구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2년은 큰 의미가 있었던 해”라고 강조했다. 월간활성사용자수가 1500만명을 돌파했고 네이버웹툰 만화들이 아이스너 어워드(Will Eisner Awards) 하비 어워드(Harvey Awards) 링고(Ringo Awards) 등 3대 미국 3대 만화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세계적인 MBA인 스페인의 인시아드에서 디즈니의 마블과 함께 네이버웹툰이 혁신 사례로 언급된 점을 자랑스럽게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적 웹툰 문화를 미국에 이식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 규모가 2조5138억달러인데, 이 가운데 북미가 절반 가까운 1조459억달러를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미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배경에 대해 “미국에서 입지를 다질수록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체와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더욱이 한 국가의 콘텐츠가 다른 국가를 공략할 수 있는 시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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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터뷰 내내 “네이버에서 네이버웹툰을 분사하기에 앞서 미국에 법인을 먼저 설립했다”는 사실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그만큼 처음부터 글로벌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염색도 그 노력의 일환이다. 그는 한 동안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다녔다. 이에 대해 “외국인들을 만나고 인사하면 동양 사람의 얼굴을 비슷하게 인식해 기억을 못 했다”면서 “머리를 염색했더니 이후에 쉽게 기억했다”고 설명했다. 또 초기에는 수백통에 달하는 콜드(무작위성) 이메일을 보내 만화 작가들을 접촉했던 사실을 상기했다. 하지만 이후 크게 성장했다. 작년 2분기 기준 네이버 웹툰 북미 시장의 월간활성사용자수는 1250만명에 달할 정도로 커졌다.
김 대표는 성과를 일군 이유에 대해 “미국 크리에이터에게 영감을 줬기 때문”이라면서 “네이버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에 12만명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만약 인기를 얻어 지속해서 그릴 자격을 얻을 경우, 네이버웹툰 전체 작가의 연평균 수익은 2억8000만원, 1년 내 데뷔한 신인 작가의 연간 환산 수익 평균은 1억5000만원 수준이다.
그는 미국 1세대 웹툰 작가의 메시지를 소개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웹툰 작가가 3년 이상을 네이버 웹툰이란 플랫폼에서 살아남으면 보통 3년 이상 지나면 집을 사고 6년 5~6년 되면 되게 좋은 뭐를 사고 빌딩을 사고 이래라고 말했더니, 작가가 막 웃으면서 그럼 나도 3년 일하면 집 사는 거야라고 해서 ‘그럼’이라고 얘기를 한 적이 있다”면서 “작년에 나한테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준구, 나 너한테 너무 미안해. 사실 네가 한국에서 그 얘기를 했을 때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는데, 나 오늘 그 집 계약을 했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되게 울컥한다”면서 “사실 그렇게 계속 한국에서 했던 성공 히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고, 그 부분들이 미국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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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경쟁사인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1조2000억원을 투자 받은데 대해선 “‘2등이 10조 찍었으면 1등 플레이어는 이 정도 찍겠지’라는 외부의 기대가 많아지면, 그 일을 실제로 하는 사람 입장에서 부담이 간다”면서 “당연히 1위 플레이어로서 그런 밸류(기업가치)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기업가치가) 어느 수준이 적정한가에 대해서는 시장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미국 시장에서 상장한다는 방침에 대해선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가는 변화 과정에서 불리한 측면들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의 기존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가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은 지식재산권(IP)간 융복합이다. 웹툰, 웹소설, 애니메이션, 영화를 잇는 거대한 IP 복합체다. 김 대표는 “(역할 모델인) 디즈니는 IP 보유자이자 IP 개발자이기도 하지만 매우 훌륭한 IP 인프라를 거느리고 있다”면서 “네이버 웹툰은 온전히 디지털에서 수많은 우리 크리에이터들의 IP를 전 세계로 보내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그림을 자동으로 그리고 일부 작가들이 이를 활용해 만화를 그리는 것에 대해선 장단점을 모두 설명했다. 김 대표는 “기존의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측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작가가 하루에 한 컷을 만들 수 있었던 걸 10컷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라는 건 또 창작의 혁신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가를 대체한다는 아이디어에는 반대했다. 그는 “이걸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냈을 때는 사회적 합의가 좀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을 한다”면서 “플랫폼 입장에서는 굉장히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나올 여지가 있긴 하지만, 지금은 저작권이라든가, 소유권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아직 정리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김준구 대표는 한 때 8800권에 달하는 만화책을 수집한 만화광으로 유명하다. 서울대학교 응용화학부를 졸업한 뒤 2004년 NHN(현 네이버) 개발자로 입사해 셀장(네이버내 팀장)을 맡아 만화 서비스 기획 업무를 주도했다. 이후 프로젝트가 성공하면서 회사 분리 후 대표를 맡고 있다. 네이버 직원들 사이에선 대표적인 롤모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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